불매운동 장기화에 카드사 매출 70% 급락한 유니클로···FW 상품 팔리는 9월부터 토종 SPA 브랜드와의 매출 차이 더 벌어질 듯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반일 정서 확산으로 유니클로 카드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대체 브랜드로 지목되는 스파오(SPAO)와 탑텐(TOPTEN10) 등 토종 SPA 브랜드가 '빈집' 밀어내기에 나섰다. 일찍부터 역시즌 선판매 세일에 들어가거나, 태권브이 티셔츠 등 애국심에 호소하는 제품을 내놓으면서다. 국내 SPA와 유니클로 간 진짜 경쟁은 FW(가을·겨울) 시즌 제품이 본격적으로 팔리는 9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이후 8개(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현대·비씨·하나) 카드사의 유니클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7000만원으로 70.1%나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사이익을 기대한 국산 SPA 브랜드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신성통상의 탑텐은 경량 패딩조끼 등 FW 제품을 역시즌 선판매하고 있다. 통상 패션업계에서는 8월 중순부터 긴소매·긴바지·셔츠·가디건 등 가을 제품을 판매하는데, 이보다 한 걸음 더 빨리 패딩 등 겨울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탑텐은 현재 경량 패딩조끼는 50%, 롱패딩은 40%까지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겨울 제품의 경우 그동안 유니클로가 '히트텍' 등을 앞세워 강세를 보여온 제품군이기도 하다. 

탑텐은 이 같은 기세를 이어 광복절이었던 15일 대형 교외형 매장 2곳을 충주와 아산에 동시에 오픈하기도 했다. 유니클로가 서울의 중심에 있는 '종로3가점'의 문을 닫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탑텐 관계자는 "8월 15일 광복절 오픈으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된 충주점과 아산점은 개점 전부터 온라인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해당 지역 소비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왔다"면서 "충주 연수점과 아산 풍기점은 200평 규모의 교외형 매장으로 최근 사회적인 분위기와 함께 오픈 전부터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실제 광복절 오픈 당일에만 두 매장 모두 각각 1억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는 최대 70% 할인률을 제공하는 SS(봄·여름) 파이널 세일을 진행함과 동시에 온라인을 통해 16일부터 18일까지 정상 가격에서 최대 70%까지 할인해주는 위켄드 세일에 들어갔다. 아울러 FW 제품 판매도 시작했다. 시즌 상품 판매의 경우 평년과 같은 스케줄로 움직이고 있지만, 올해는 유니클로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매출 성장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패션 비수기인 7~8월을 지나 FW 상품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하는 9월부터 매출 성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탑텐(TOPTEN)이 광복절에 문 연 대형 매장인 아산 풍기점 전경. /사진=탑텐
탑텐(TOPTEN10)이 광복절에 문 연 대형 매장인 아산 풍기점 전경. /사진=탑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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