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개별허가 품목 특정되지 않아 더 커진 불확실성···수출규제 ‘기류변화’에 동향 주시
文대통령, 불확실성 해소 총력 주문···정부, 업계와의 소통 통해 불안 최소화 총력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책 논의를 위한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국민의례 후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책 논의를 위한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국민의례 후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일본의 대한국(對韓國) 수출규제 조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수출규제 정책의 ‘불확실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일본은 지난 7일 수출무역관리령‧포괄허가취급요령 등을 공포‧게시하면서, 예상됐던 대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시켰다. 다만 지난달 4일 개별허가 대상으로 지목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등 품목 외에 추가된 개별허가 품목은 없었다.

당초 한국 정부는 일본이 개별허가품목을 지정하면 이에 상응하는 대비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특정되지 않자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된 셈이 됐다.

또한 일본은 이들 규제 대상 품목 중 포토레지스트의 한국 수출 신청 1건을 허가해 일각에서는 일본이 한국과의 ‘무역 전쟁’이 확정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소 일본의 수출규제 기류가 변하기는 했지만, 오는 28일 수출무역관리령‧포괄허가취급요령 등이 본격 시행되는 만큼 한국 정부는 일본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일본이 비전략물자에 대한 수출을 ‘캐치올’(catch all·수출 금지 품목이 아니더라도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이용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경우 수출 당국이 해당 물자의 수출을 통제하는 제도) 규제 등으로 통제할 가능성이 있고, 향후 개별허가 품목대상도 추가적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어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두고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악의 경우를 염두하고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관련 불확실성 해소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일본이 이 사태를 어디까지 끌고 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물론 일본이 수출규제를 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실제 피해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이라며 “일본이 3개 품목을 개별허가품목으로 바꿨을 때부터 우리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단기대책부터 장기대책까지 준비하고 발표해 왔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개별허가 3개 품목을 포함해 1194개의 전략물자 품목을 규제할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피해 기업 지원, 국내 산업경쟁력 강화, 외교적 노력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당부로 해석된다.

또한 한국 정부는 역으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전략물자수출입고시 개정 방안 노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변화한 일본 수출규제 기류, 향후 외교적‧산업적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관계장관 회의‧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안건이 처음으로 상정됐다.

한국 정부는 기존 전략물자 지역을 구분했던 ‘가 지역’과 ‘나 지역’에 ‘다 지역’을 신설해 일본을 편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직 전략물자 지역 분류 방식, 세부 내용, 수출통제제도 적용 범위 등 세부적인 내용을 확정짓지 않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관계장관회의 열어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리는 “(일본이) 세계 지도 국가답지 않은 부당한 처사이자 자유무역 최대수혜국으로서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일본의 경제 공격이 원상회복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과 관련해서도 그는 “경제의 가장 큰 부담은 불확실성”이라며 “업계가 느끼는 불확실성과 그에 따르는 불안을 최소화하도록 정부는 업계와 부단히 소통하면서 모든 관심사를 최대한 설명해 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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