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 8월 불확실성 확대에 환율 1200원대서 등락 예상
악재 해소 가능성에 시간 흐를 수록 원·달러 환율 하락 전망
“미·중 무역분쟁 및 한·일 갈등 양상, 국내 펀더멘탈 회복 여부 등 지켜봐야”

그래프=시사저널e.
그래프=시사저널e.

원·달러 환율이 대내외 불확실성에 급등(원화 약세)한 가운데 국내 증권사 대부분은 환율이 단기적으로 달러당 12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한국과 일본과의 갈등 국면이 단기적으로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다만 올해 말에는 이러한 악재들의 완화 가능성에 환율이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5.7원(0.47%) 내린 달러당(이하 생략) 1209.2원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일 1200원대로 진입한 이후 12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장중에는 3년5개월 만에 최고치인 1223원까지 치솟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 초만 하더라도 1150원 수준에서 거래됐었다. 하지만 지난달 4일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제한 탓에 원화 약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여기에 이달 초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 배제,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 확전 가능성이 겹치면서 환율은 1200원을 돌파했다. 이 기간 동안에만 최대 74.1원이 급등했다.  

환율이 큰 변동폭을 보이면서 향후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 대부분은 단기적으로는 1200원대에서 환율이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일에 낸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중국 관세 부과일인 9월 1일 이전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위안화와 빠르게 동조하는 원화 역시 단기적 약세 압력 불가피하다”며 “8월 한 달 정도는 대외발 불확실성에 환율 역시 1200원선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6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아진 가운데 국내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훼손되며 원화의 강세 안정화를 이끌 요인이 당장 부족해 보인다”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증권사들은 환율이 1200원 후반대로 치솟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6일 낸 보고서에서  “최근 불확실성 확대는 신흥국 통화 약세 요인이지만 반대로 추가적인 통화약세는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따라서 현 수준에서 일방향성의 약세 추세가 진정되고 당분간 1200~1250원 범위의 등락이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KTB투자증권도 지난 6일 “환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8월 중 정점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으로 보면 다음 상단은 1240~1250원이다”라면서도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 등을 감안하면 해당 레벨까지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미·중 무역전쟁의 일부 타결 가능성이 있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달러 정책에 달러 약세 전환이 나타날 수 있는 까닭이다. 더불어 글로벌 경기의 연착륙 가능성 등도 연말 환율 안정화 요인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은 지난 6일 분기 평균 기준 환율이 올해 3분기에는 1190원, 4분기에는 1180원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5일 단기간 상승 이후 하락 추세가 유효하다며 3분기에는 1170원, 4분기에는 1160원 전망을 유지했다. KTB투자증권은 3분기와 4분기 각각 1175원, 1165원으로 환율 수준이 정해질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이 역시도 다양한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갈등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 가느냐에 따라 환율 움직임은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환율 상승은 이같은 대내외 요인에 따른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약화 우려와도 관련있는데, 펀더멘털의 회복 여부도 환율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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