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적 피해 예상되는 항공업계는 고환율 부담에 노심초사···수출 주력으로 하는 전자·화학업체들도 대회무역 불확실성 커지는 상황에 깊은 우려 표해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0898위안까지 지난 5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를 정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0898위안까지 지난 5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를 정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환율 신경전으로 원달러환율이 치솟으면서 우리 기업들에 미칠 영향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상황을 보면 항공 등 피해 예상 업종은 물론, 환율 상승이 호재라는 수출 기업들 사이에서도 기대보다 우려가 커 보인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미국 재무부는 5일(현지 시각)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것을 중국 정부의 의도적인 환율 개입에 따른 것으로 보고 반격에 나선 것이다. 1994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조치에 국내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종이다. 한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하면 당장 여행객 수가 줄어들게 되고 그것은 직접적인 손실로 연결된다”며 “다만 이 같은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항공업계는 여행객 감소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달러화 부채도 많아 고환율은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이다.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계의 경우 환율 자체를 놓고 볼 때 호재냐 악재냐를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산업은 원달러환율이 오르면 철광석·석탄 등 원료를 해외에서 거의 전량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원료가 부담이 커지게 된다“면서도 ”수출 면에서는 달러 강세에 따른 긍정적인 부분이 있어서 어느 정도 손익이 상쇄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환율이 수출 기업에 호재라는 것은 일종의 공식과도 같다. 실제로 자동차업계에선 일단 단순하게 고환율 상황만을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의 경우 올 2분기 수익성 향상에 환율이 1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번 원달러환율 상승의 경우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게 대다수 수출 기업의 목소리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전자업계는 현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지금 환율 상승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나오는 것”이라며 “미·중 환율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여러 대외적 상황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상황이라 환율만으로 좋다고 볼 수가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화학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수출을 많이 하는 입장에서 환율이 높으면 당연히 좋지만, 지금 이 원달러환율 급등 현상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환율만 놓고 좋아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즉,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한 수출 기업들 역시 대외무역의 불확실성 속에서 안심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이처럼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필요할 경우 시장 개입에 나설 것임을 암시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6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에서 “관계기관과 함께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과도한 시장 불안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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