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분양될 서울 정비사업 물량 가치 커질 듯

올 하반기 서울 공급예정 물량 / 자료=부동산인포,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 하반기 서울 공급예정 물량 / 자료=부동산인포,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 하반기 주택 공급물량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급격한 상승세를 타면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힌 영향이다. 연내 공급예정이던 1만1700가구의 연내 분양은 불확실해졌다. 공급물량 축소가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공급되는 물량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7월~12월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을 조사한 결과 20개 단지 1만1700가구로 집계됐다. 다만 이 공급 예정물량은 실제 분양가 상한제 도입 적용 여부에 따라 줄어들 여지도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부활은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큰 장애요소로 꼽힌다. 일반분양 분양가가 낮아질수록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이 증가하며 수익성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분양일정이 연기되는 일이 다수 발생했다. 지난해 7~12월 서울 내 공급된 일반분양 물량은 2309가구에 불과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당장은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겠지만 정비사업 위축 등으로 수년 내 도심에서 신규 공급되는 물량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준공 된지 5년 이내의 새 아파트들의 시세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내 분양 받을 경우 준공 후 가치는 한층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른바 로또분양 열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 팀장은 "2008년 분양가 상한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2007년 말 몰아내기 분양이 이뤄진 후 한동안 분양시장은 미분양 적체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하지만 공급이 줄고 미분양이 소진 된 후 주택가격이 다시 올랐던 경험이 있어 올해 분양될 서울 정비사업 물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청약자 입장에선 중도금 대출 규제 등으로 목돈 마련이 쉽지 않은 만큼 철저한 자금 계획이 수반된 청약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당장 이달 말 롯데건설이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4구역에서 청량리역 롯데캐슬SKY-L65, 대우건설이 동작구 사당동 사당3구역에서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을 분양할 예정이다. 연내에는 GS건설이 동작구 흑석동 흑석3구역에 1772가구,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에 284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삼성물산도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6구역에 1048가구 규모의 래미안 아파트를 짓는다.

서울 분양시장의 최대어인 강동구 둔촌주공은 분양가 문제로 연내 분양이 불투명한 상태다. 공급물량이 5056세대나 되기 때문이다. 한 단지에서 공급 예정인 물량이 지난해 하반기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공급된 물량보다도 두 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시장 환경에서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을수록 현재 조합 수익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내부에서는 11월 예정이던 분양일정을 수년 뒤 후분양으로 미루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