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30여명 대피소로 피신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비상사태 선포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리지크레스트 북동쪽 17㎞ 지점에서 5일(현지시간) 규모 7.1 강진이 일어난 후 리지크레스트의 한 레스토랑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 불길이 치솟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리지크레스트 북동쪽 17㎞ 지점에서 5일(현지시간) 규모 7.1 강진이 일어난 후 리지크레스트의 한 레스토랑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 불길이 치솟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미국 서부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해 화재가 발생하고 인근 마을 수천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에 따르면 5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8시 19분쯤 리지크레스트에서 18㎞ 떨어진 지점에 규모 7.1의 강진 발생했다. 이 곳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로부터 북쪽으로 202㎞ 떨어진 곳이기도 하다.

6일 CNN 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제드 맥롤린 리지크레스트 경찰서장은 최소 건물 두 곳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지진으로 가스관이 파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행히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다.

가스업체는 추가 화재 가능성을 우려해 누출 우려가 있는 가스관의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인구 2만8000여 명의 소도시인 리지크레스트 일부 지역에는 수도관도 파열돼 식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리지크레스트 인근에 있는 트로나 마을은 피해가 더 큰 상황이다. 이곳은 현재 전력과 식수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당국은 트로나 마을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차량을 동원하고 있다.

이번 강진의 진앙에 인접한 차이나 레이크 미 해군 항공무기 기지에도 대피령이 내려져 필수 요원을 제외한 기지 요원들이 대피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기지는 미 해군이 임차하고 있는 기지 중 최대 규모의 부지로 모하비 사막에 위치해 있다. 지난 4일 규모 6.4 강진과 전날 규모 7.1 강진의 진앙이 모두 이 기지와 인접해 있다.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은 리지크레스트에 200여 명의 병력을 파견해 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 데이비드 볼드윈 소장은 “지진 상황을 국방부에 보고했고 캘리포니아의 모든 군이 비상상황”이라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샌버너디노카운티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섬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한 지원을 장기간에 걸쳐 지속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방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1억 달러 규모의 피해가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캘리포니아 비상관리국은 현재 트로나 마을과 베이커스 필드 주민 등 130여 명이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컨카운티 178번 주 도로는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낙석으로 일부 구간이 폐쇄된 상태다. 도로 침하로 통제가 이뤄지는 구간은 약 48㎞에 달한다.

앞으로도 리지크레스트 인근 지역에 6개월 동안 무려 3만 회 이상 여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진앙에서 200㎞ 넘게 떨어진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고층빌딩이 30초 넘게 흔들리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애너하임의 유명 테마파크 디즈니랜드와 LA 북부 놀이공원 식스플래그스는 이동식 놀이기구 가동을 중단하고 이용객들을 대피시켰다.

진앙에서 남동쪽으로 200㎞ 떨어진 라스베이거스에서도 호텔이 밀집한 스트립 지역의 관광객용 놀이기구 가동이 중단됐다. 라스베이거스의 토마스 앤 마크센터에서 열리던 NBA 서머리그 경기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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