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숙원사업, 지난달 사업 발주···포스코건설·대림산업 시공사 입찰 참여
‘지역 주민 교통서비스 향상·관광 활성화’ 기대
독도와 가까운 지리적 특성 갖춰 국가안보 도움···“비상시 전투기 이착륙 할 수 있어”

20일 국토교통부와 울릉군 등에 따르면 울릉공항은 내년 4월 첫 삽을 뜬다. 국토부는 울릉도 사동항(사진) 앞바다를 메워 길이 1200m·너비 30m의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등을 지을 예정이다. 이곳에는 50인승 이하 소형항공기가 취항할 수 있게 된다. / 사진=길해성 기자

울릉공항이 계획된 지 50년만인 내년 4월 첫 삽을 뜰 예정이다. 사업비만 6000억여원에 달하는 울릉공항이 건설되면 육지에서 울릉도까지의 이동시간은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관광객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독도와 가까운 울릉공항을 군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국가 안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50년 숙원사업, 2번 무산 끝에 결실···사업비 6633억원 투입, 착공 목표는 2020년

20일 국토교통부와 울릉군 등에 따르면 울릉공항은 50인승 이하 소형항공기가 취항할 수 있는 공항이다. 국토부는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사동항 앞바다 23만6000㎡를 메워 길이 1200m·너비 30m의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등을 지을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6633억원으로 책정됐다. 울릉공항이 개항되면 서울에서 울릉까지 소요시간은 7시간에서 1시간 내로 단축될 예정이다. 항공권 요금은 9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1969년 박정희 정부시절부터 논의된 울릉공항 건설사업은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사업성 부족으로 2번이나 좌초됐기 때문이다. 1997년 사업이 본격화되는 듯 했지만 사업성 분석 결과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사업은 10여년 넘게 진전이 없었다. 2015년 말에도 2개 공구로 나눠 발주돼 입찰참가업체까지 확정했으나, 적자 시공 우려로 입찰참가자들이 중도 하차하면서 무산됐다. 이듬해 다시 한 번 나온 공공에서도 참여사가 없어 유찰됐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두 번째 무산된 2015년 당시 정부는 사동항 근처에 있는 가두봉 일부를 깎아 매립 공사에 활용하려 했지만, 건설사들은 강도가 약한 암반이 섞여 있어 외부에서 돌을 가져와야 하는데 이럴 경우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부는 2017년 2월 매립형 돌의 일부를 육지에서 조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변경하고 활주로 방향 일부 조정 등 절감방안을 마련해 지난달 실시설계 기술제안방식으로 다시 발주했다.

현재 울릉공항 건설공사는 포스코건설과 대림산업이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해 집행되는 단일공사로는 최대 규모인 만큼 두 건설사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사업자를 선정한 이후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20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항 예정일은 2025년이다.

◇주민 편의 증대·관광 활성화 기대···“비상시 군사적 활용도 가능”

국토부는 울릉공항이 울릉도민의 지역 주민의 교통서비스 향상은 물론 관광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울릉도는 현재 육지에서 오가는 배편이 있으나 기상 불순으로 연중 100여 일 이상 운행이 중단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배편도 하루에 2번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이번 공항건설은 주민들의 이동권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전망이다. 또 울릉군은 2025년 울릉공항이 개항하면 현재 30~40만 수준인 울릉도 관광객이 2030년 89만 명, 2050년엔 109만 명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일각에서는 울릉공항이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리적 특성상 울릉공항을 활용하면 독도 방어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울릉공항은 국내 도서지역에 최초로 건설되는 소형공항이다. 국토부는 섬 지역 소형공항의 설치 기준으로 ▲육지까지의 거리 ▲섬의 인구와 면적 ▲국가 안보 등을 꼽는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세부적으로 보면 그 대상은 내부적으로 육지와 거리가 선박으로 2시간(약 100km) 이상 떨어져 있고 인구 1500명, 면적 15㎢를 등을 동시에 충족하는 섬이다. 울릉도와 마찬가지로 소형공항이 추진되고 있는 흑산도와 백령도 역시 이 기준을 충족한다. 각각 독도, 이어도, 북한과 인접해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공항 건설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울릉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짧아 주력 전투기 기지로 활용하기는 무리가 있다.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의 경우 무장 상태로 최소 1km 이상의 이착륙 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200m 길이의 울릉공항 활주로에서는 이착륙시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공군의 경공격기인 FA-50 정도만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길이가 짧은 활주로에서 사용되는 전투기들도 많기 때문에 비상시 활용이 가능하다”며 “그 외에도 무장 종류에 따라 사람이 운영되거나 연료 주입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울릉공항은 섬이 워낙 작아 적의 공격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주력 전투기 기지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