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핀란드 거점 설립, 한-핀란드 해커톤 등 여러 스타트업 행사 열려
스타트업·액셀러레이터·코리아스타트업포럼 “내수시장 비슷하고 글로벌 혁신 있어 진출 희망 있어”

문재인 대통령과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11일 오전(현지시간) 헬싱키 파시토르니 회관에서 열린 '한-핀란드 스타트업 서밋'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11일 오전(현지시간) 헬싱키 파시토르니 회관에서 열린 '한-핀란드 스타트업 서밋'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북유럽 순방의 키워드는 ‘스타트업’이었다. 헬스케어, 핀테크,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중점으로 53개 스타트업들이 경제사절단으로 핀란드 기업들을 만났다. 정부는 북유럽에 스타트업 거점을 세우고 각국 정부와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협업을 맺었다. 핀란드에 다녀온 스타트업들은 북유럽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이번 순방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북유럽 진출 기반을 세웠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와 순차적으로 협약을 맺었다. 창업 생태계 정보교류 및 협력관계 구축이 골자다.

우선 중소벤처기업부는 2020년까지 핀란드, 스웨덴에 코리아스타트업센터(KSC)를 설치한다. 코리아스타트업센터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거점으로, 네트워킹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공유 오피스형 기관이다. 이를 위해 중기부는 핀란드 고용경제부, 스웨덴 기업혁신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기부는 민간 단체들과의 네트워킹 데이, 스타트업 해커톤 등을 진행했다. 한국 아셈중소기업친환경혁신센터(ASEIC)와 이노베이션 노르웨이는 오슬로 사이언스 파크에서 ‘한-노르웨이 네트워킹 데이’를 열고 중소기업‧스타트업 지원을 약속했다. 국내 조선‧해양 중소기업들과 ICT스타트업들이 투자유치를 위한 기업설명회(IR) 시간을 갖기도 했다.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된 행사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한상공회의소와 알토ES, 핀란드 상공회의소 주최로 핀란드 헬싱키서 열린 ‘한-핀란드 스타트업 서밋’이다. 이 행사에는 한-핀 대학생 해커톤(아이디어 경진대회), 혁신성장포럼, 스타트업 쇼케이스, 한-핀 정부․민간 협력 양해각서체결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문재인 대통령은 스타트업 기반 구축과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 교육 및 헬스케어 협력 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대학생 창업가는 학생이면서 또 연구자이면서 동시에 혁신창업가이다. 양국 정부는 여러분이 혁신의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최대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친환경 미래도시' 주제로 열린 한국과 핀란드 대학생 연합 해커톤은 지난 11~12일(현지시간) 헬싱키 콩그레스 빠시또르니에서 27시간동안 열려 주목을 받았다. 우승팀은 커피찌꺼기 재활용해 노인 스마트지팡이를 만든 주블리팀이었다.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와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해커톤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각각 10만원가량의 배달의민족 쿠폰과 5만원 상당 야놀자 쿠폰을 선물했다고 알려졌다.

지난 11~12일(현지시간) 헬싱키 콩그레스 빠시또르니에서 열린 '한-핀 대학생 스타트업 해커톤' 대회가 열렸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지난 11~12일(현지시간) 헬싱키 콩그레스 빠시또르니에서 열린 '한-핀 대학생 스타트업 해커톤' 대회가 열렸다. / 사진=중소벤처기업부

◇ 북유럽 순방 참가한 스타트업들 “해외 인프라와 소통 늘릴 수 있었던 시간”

이번 북유럽 순방 경제사절단에는 스타트업 53개사, 벤처캐피탈·액셀러레이터 25개사, 대중소기업 13개사 등 118개사가 함께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민간 경제 단체도 합류했다. 특히 배달의 민족, 야놀자 등 국내 유니콘(상장 전 기업가치 1조원 달성 기업)기업 수장들이 순방길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핀란드 순방에 참여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북유럽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핀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페스티벌인 슬러시(SLUSH)가 열리는 나라다. 또한 모바일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과 ‘앵그리 버드’가 태어났다. 스웨덴도 유니콘 기업을 9개나 배출한 국가다.

류준우 보맵 대표는 “현지 창업가들이 태생부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지닌 한국과 환경이 비슷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었다”며 “개인적으로 양국 대학생들이 3일 꼬박 밤새며 해커톤을 하는 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멘토로 참여해 그들과 함께 고민하고 경험을 전달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류 대표는 “핀란드는 전세계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이 가장 성공적으로 일어난 국가다. 2013년에 시행된 바이오뱅크법이 시행되기도 했다”며 “보맵은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으로서 북유럽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보험 혁신 기반을 쌓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액셀러레이터 비더시드의 윤하림 대표는 “핀란드와 한국의 다양한 대기업과 스타트업 관계자가 만나 대화를 나눈 박영선 장관 주최 한-핀 스타트업 만찬이 인상깊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 협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던 자리였고, 벤처 열기로 뜨거운 핀란드와 한국의 닮은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갔던 자리”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핀란드 대표 스타트업프로그램 ‘스타트업사우나’, 스타트업 페스티벌 ‘슬러시’ 관계자들과 앞으로도 적극 교류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비더시드가 액셀러레이터로 참여하고 있는 중기부 주최 K 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2019 프로그램에도 다양한 북유럽 스타트업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핀란드는 학생커뮤니티가 스타트업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이번에 코스포와 스타트업 서밋을 함께 주최한 알토ES도 알토대학교 지원을 받지만 모두 학생 주도로 운영되고 있다”며 “또한 핀란드는 전체 인구 550만명으로 내수시장이 작다. 기본적으로 스타트업들이 글로벌을 지향한다. 외국인과 스타트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비자가 별도로 있다. 전반적으로 창업에 대한 장벽이 없는 국가”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코스포는 이번 순방을 통해 알토ES, 슬러시와 협약을 맺었다. 핀란드는 스타트업 환경이 잘 갖춰진 나라이기 때문에 국내 스타트업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며 “서로 협력해 글로벌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 무엇보다 핀란드가 (국내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적극적”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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