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통해 조현민 한진칼 전무 경영복귀 유감 표명
“기업가치 크게 훼손한 이력있어 선임 의아”
“한진칼 이사회 대주주 위해 회사이익 침해하는 구태 재연”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경영 복귀에 유감을 표했다. 한진칼 이사회가 주주가치를 훼손시킨 인물을 경영에 복귀시켜 책임 경영 원칙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12일 KCGI는 보도자료를 통해 “조현민 전무는 이른바 ‘물컵 갑질’ 사태와 진에어의 외국인 불법 등기 문제로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해 주주, 임직원 등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전력이 있다”며 “조 전무를 사퇴시킨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망 후 불과 2개월 만에 그룹에 복귀하는 것은 책임 경영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앞선 지난 10일 한진그룹은 조 전 전무가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및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발령 받아 이날부터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 전무는 지난 2018년 4월 광고대행사 담당 팀장에게 물을 투척했다는 이른바 ‘물컵 갑질’ 사태를 일으키며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다만 검찰은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 조 전무의 폭행 혐의는 ‘공소권 없음’, 특수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더불어 진에어에서는 미국 국적자인 조 전무의 불법 등기임원 문제로 인해 2018년 항공 사업 면허 취소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에서 진행한 중국 운수권 추가 배분을 받지 못하는 등 제재를 받았다. 

KCGI는 이번 조 전무 선임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KCGI는 “조 전무는 각종 논란으로 한진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그 와중에도 2018년 대한항공과 진에어로부터만 약 17억원의 보수와 퇴직금을 챙겼다. 정석기업에서는 임원 업적금까지 챙겼다”며 “이러한 사정을 보았을 때 조 전무가 한진칼 전무로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거액의 보수를 받아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KCGI는 공식 서한을 발송해 조 전무를 재선임한 한진칼의 이사회에 책임을 묻는다는 계획이다. KCGI는 “(조 전무가 맡는) CMO(최고마케팅책임자) 역할을 맡을 인재는 한진그룹 내외부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키면서까지 굳이 조 전무를 선임한 배경이 의아하다”며 “한진칼 이사들은 자신들이 회사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주주들에 의해 선임됐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오로지 대주주 일가의 이익을 위해 회사의 이익을 침해하는 구태를 재연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CGI는 한진칼 이사들을 상대로 ▲조 전무의 행위로 인해 발생한 진에어 등 한진칼 보유 계열 회사의 주가 폭락 등에 따른 피해에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조 전무의 재선임이 이뤄지게 된 배경 및 재선임 과정에서 이사회의 역할 ▲조 전무의 보수 및 퇴직금 지급 기준 등을 묻는 서한을 발송한다는 계획이다.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경영 복귀에 유감을 표했다. / CI=KCGI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경영 복귀에 유감을 표했다. / CI=KC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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