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크기획 인세 지급, 주주 가치와 상충···합병하고 배당 늘려야”
“본업과 무관한 외식과 부동산 사업도 정리할 필요 있어”
“다음 주총에서 신규 사외이사 추천해 이사회 감시 견제 강화할 것”

KB자산운용이 주주서한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가 창업자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소유의 라이크기획에 인세를 지급하는 것은 주주가치와 상충한다며 합병과 배당 증액을 요구했다. 또 외식과 부동산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인 연예기획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일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는 ‘에스엠, 본연의 가치로 돌아가는 길’ 제하의 주주서한에서 이같이 밝혔다. KB자산운용은 이날 기준 에스엠 지분 7.59%를 보유하고 있는 3대 주주다.

KB자산운용은 “현재 에스엠은 영업이익 46% 규모의 인세를 라이크기획에 지급하고 있다. 이는 소액주주의 이해와 상충되는 부분이다”며 “소액주주와 오너간의 이해상충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주주소송을 겪게 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KB자산운용에 따르면 1995년 설립된 라이크기획은 에스엠 소속 가수에게 프로듀싱을 해주는 대가로 에스엠에서 인세를 받고 있다. 현재 이수만 총괄이 라이크기획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 회사는 2000년 에스엠이 상장한 이후 19년 동안 인세 965억원을 받았다. 

KB자산운용은 특히 2015년부터 인세 지급 방식이 ‘음반매출 최대 15%’에서 ‘총 매출 최대 6%’로 변경되면서 4년 동안 에스엠의 인세 지출은 168억원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인세 지급 방식 변경 이후 3년간 에스엠은 영업이익의 46%를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셈이다. 

이에 KB자산운용은 “경쟁사를 보면 내부 프로듀서로도 제작이 가능한데 에스엠은 이수만 총괄에게 외주를 줘 프로듀싱을 받아야 하는지, 그 필요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에스엠과 라이크기획 사이 계약 내용과 인세율 근거를 주주에게 설명하라”라고 요구했다. 이어 KB자산운용은 “에스엠은 라이크기획과 합병하고 배당성향 30%의 주주정책을 수립하라”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KB자산운용은 본업과 무관한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B자산운용은 “에스엠은 에스엠USA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본업과 무관한 와이너리, 리조트, 레스토랑 사업을 해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며 “이로써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에스엠USA는 ▲호텔리조트 운영 ▲와이너리 ▲여행업 ▲부동산사업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와 별도로 에스엠에프앤비는 서울 청담동에서 레스토랑 ‘SMT서울’을 운영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에스엠USA 산하 자회사와 에스엠에프앤비는 본업과 관련성이 없고, 현재까지 발생한 적자 규모를 고려할 때 역량도 부족하다”며 “심지어 에스엠을 퇴사한 이수만 총괄의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한 사업이라는 사실은 구태적인 기업문화를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KB자산운용은 에스엠이 라이크기획과 합병하고 비주력 사업을 정산하면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최저 198억원에서 최대 404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KB자산운용은 다음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 이사회 감시와 견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에스엠 주가는 KB자산운용이 주주서한을 보냈다는 소식과 함께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에스엠 주가는 전날 대비 0.69% 오른 4만3900원에 시작해 장 막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날 대비 4.01% 오른 4만5350원으로 장을 마쳤다.

5일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는 ‘에스엠, 본연의 가치로 돌아가는 길’ 제하의 주주서한에서 이수만 총괄회장 지분 100% 회사인 라이크기획을 합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CI=KB자산운용.
5일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는 ‘에스엠, 본연의 가치로 돌아가는 길’ 제하의 주주서한에서 이수만 총괄회장 지분 100% 회사인 라이크기획을 합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CI=KB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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