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0% 고공성장 이후 5% 안팎으로 성장 둔화···배달·의료기기·화장품 취급
향후 경계 깨뜨린 상품·서비스 대폭 늘어날 듯···일본의 경우 재택요양 상담 서비스도 제공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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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고 고공성장을 이어가던 편의점이 최근 성장정체를 겪으면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배달, 화장품, 의료기기 등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서비스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3일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편의점은 2015년 이후 성장둔화를 겪고 있다. 2015년 2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걸어 올해 4월에는 전년 대비 3.1% 성장하는데 그쳤다.

편의점의 성장은 자체 경쟁력보다는 ‘1인 가구’ 증가의 덕을 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가족 단위의 대형마트 대신 편의점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고자 하는 1인 가구 증가로 반사적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실제 편의점보다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온라인몰이 성장하자 1인 가구는 온라인몰로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에 편의점도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편의점이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서비스 영역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GS25의 경우 세계 최초로 개발된 패드형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 자가 진단 키트인 '가인패드'를 지난달 23일부터 독점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간 해열 진통제, 소화제, 감기약 일반의약품이 편의점에서 취급했지만 암진단 키트를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다.

배달앱도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다. GS25는 이달부터 우버이츠와 손잡고 강남구, 광진구, 서대문구 지역 직영점을 대상으로 배달서비스를 테스트한다. CU(씨유)는 지난 4월부터 요기요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시험 한 후, 현재는 전국 1000여개 매장을 대상으로 배달서비스를 확대했다. CU의 경우 도시락과 디저트 등 매출이 1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로드매장에서 팔던 뷰티제품도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 최근에는 기초화장품에서 벗어나 색조 화장품까지 뷰티숍 못지 않은 면모를 갖추고 있다. CU는 LG생활건강과 손잡고 지난달부터 ‘1020’세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색조 화장품 ‘마이웨이 블링피치(My Way BLING Peach)’를 선보였다. 편의점이 메이저 화장품 전문 제조사와 협업해 편의점 전용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은 첫 사례다.

화장품의 경우 높은 접근성을 앞세워 대체 구매처로서 꾸준히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실제 CU의 최근 5년간 화장품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을 살펴보면 2014년 6.6%, 2015년 10.8%, 2016년 13.3%, 2017년 18.5%에 이어 지난해에도 13.8%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재 편의점 화장품 시장에서는 1020세대가 전체 매출의 약 40%의 비중을 차지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대의 경우 2016년 2.6%, 2017년 3.1%, 2018년 3.2%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20대 역시 2016년 32.8%, 2017년 33.4%, 2018년 34.7%로 그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1020 세대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대체 구매처로서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향후 편의점 화장품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장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편의점의 변신에 대해 업계는 향후 경계를 깨뜨린 더 많은 품목이 매장 안으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일부 편의점의 경우 재택요양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전략이다. 국내 편의점업계도 현재보다 더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매장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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