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사상자 낸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전문가들 “관리만 잘했더라면”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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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사상자를 낸 강릉 수소탱크 폭발 사고로 수소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정부가 힘을 싣고 있는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미래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의 가치에는 변함이 없다고 단언한다.

지난 23일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굉음이 시내까지 전달되고, 충격 여파로 강릉과학일반산업단지 내 일부 건물들의 유리창이 깨지는 등 그 위력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사고의 원인규명이 이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흡한 관리’를 원인으로 추정했다.

해당 공장은 태양열을 이용해 물을 끓여 수소를 추출하고, 이를 탱크에 저장해 연료를 생산하는 곳이다. 추출된 수소가 탱크에 압축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고 후 공장은 초토화됐다. 탱크 3기 중 한기가 산산조각 나고, 나머지 2기도 심하게 훼손됐을 정도다.

수소는 작은 스파크에도 강력한 폭발을 일으킨다. 또 인화점이 매우 낮아 태양열에 의해서도 폭발하는 성질을 지녔다. 특히 공기보다 가벼워 확산이 빠르다. 헬륨보다 저렴해 열기구 및 비행선 등의 원료로도 사용됐던 수소는 1937년 착륙 중 폭발한 비행선 ‘힌덴부르크호 사고’ 이후 사용이 금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 및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수소만한 미래청정 대체에너지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수소는 연소하더라도 공해물질을 내뿜지 않는다. 이번 사고 공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물에서 추출이 가능하기에 고갈우려도 적다. 결국 이를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느냐가 기술력의 관건이라는 의미다.

두산은 사고가 난 공장과 마찬가지로 수소연료전지를 생산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연료전지지만, 사고가 난 공장과 다른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며 차이가 있음을 강조했다. 두산의 수소연료전지는 물을 끓이지 않고 가정용 도시가스와 같은 배관을 통해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받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사고가 난 공장처럼 물을 끓여 수소를 추출해 저장하는 방식이 아닌, LNG를 수소로 전환한 뒤 이를 곧바로 사용해 전지를 생산하는 방식을 취하기에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없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두산 관계자는 시사저널e와의 통화에서 “연료전지 발전기 내 보호 장치 등은 가스누출 및 발열 등 이상 현상이 발생할 경우 즉시 LNG를 차단하고 운전이 정지되도록 설계됐다”며 “모든 연료전지 발전소는 준공단계뿐 아니라, 상업운전도 노동부·전기안전공사·안전보건공단 등 관계기관의 정기심사를 통해 철저하게 검증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자동차에 탑재되는 수소탱크 역시 상당히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대차 등에 따르면 넥쏘 등 현대차의 수소차 라인에 투입되는 수소탱크는 총기·낙하·화재·고온 등 극한의 상황에서 인증시험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울러 탱크 자체에 폭발방지를 위해 수소를 빠르게 배출하는 시스템이 탑재된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에 실리는 수소탱크는 철보다 강도가 10배 높은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진다”며 “비록 효율이 높지만 섬세하고 위험한 원료기에 다양한 안전강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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