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13일 ‘5월 경기동향’ 발표···“수요 위축 완화됐으나 투자·수출 중심으로 경기 부진”
설비투자 감소폭 축소···KDI, 의미있는 개선 아니라고 판단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개월 연속 국내 경기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 사진=셔터스톡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개월 연속 국내 경기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 사진=셔터스톡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개월 연속 국내 경기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KDI는 소비 둔화가 일부 완화됐으나 반도체 관련 투자가 줄어들고, 수출 감소도 지속되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13일 KDI는 ‘5월 경제동향’을 발표하고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요 위축이 일부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호에서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한 이후 두 달 연속 우리 경제가 부진하다고 진단한 것이다.

KDI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소매판매액 증가 폭이 확대되면서 소비 둔화 추세가 다소 완만해졌다고 봤지만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고 일평균 수출액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투자와 수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2.4%를 기록하며 1~2월 평균(1.3%)보다는 증가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1.6을 기록하며 기준치(100)를 넘어섰다. 다만 설비투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3월 설비투자는 15.5% 감소하며 전월(-26.8%)보다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의미 있는 개선은 아니라는 게 KDI측 설명이다.

반도체 설비투자와 관련이 높은 특수산업용 기계는 43.7% 감소해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4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전월(-58.5%)과 유사한 –53.6%의 증가율을 보였고,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의 부진이 이어졌다.

KDI는 건설투자의 경우 3월 건설기성과 건설수주 모두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택착공과 건축허가면적이 각각 44.9%, 8.4% 감소한 점을 거론하며 “주거건축을 중심으로 선행지표는 여전히 부진하다”며 “당분간 주거부분의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KDI는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2%를 기록해 지난 3월(-8.2%)보다 개선됐으나 이는 조업일수가 증가하는 등의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KDI는 “지난달 일평균 수출액 감소폭(-5.8%)은 지난 3월(-4.5%)보다 확대됐다”며 “전반적인 수출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KDI는 금융시장의 환율 상승도 최근 경기부진과 관련됐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은 3월 말 대비 2.9% 증가해 1168.2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KDI는 “지난달 후반 1분기 경제성장률 발표 이후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에 대해 KDI는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정책 불확실성 등 위험요인도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실물지표가 일부 개선됐으나 나머지 국가들에서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경기하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KDI는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에 수출 부진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정부가 세금을 감면하고 정부지출을 확대하는 등 경기부양 정책을 펼치면서 투자와 생산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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