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 강남권 내에선 2급지라는 인식 불구 고분양가 책정
디에이치, 시세보다 분양가는 낮지만 단지 규모 작고 님비시설로 수요층 관심도 떨어져
업계 “청약경쟁률 저조할 순 있어도 미분양은 기우일 것” 전망

GS건설의 방배그랑자이와 현대건설의 디에이치의 포레센트 개요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GS건설의 방배그랑자이와 현대건설의 디에이치의 포레센트 개요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GS건설과 현대건설이 나란히 강남 마수걸이 분양에 나섰지만 등반치고는 시장 반응이 썰렁하다. 분양일정 확정 전에는 관심이 높다가 되레 청약 임박해서는 열기가 식은 모습이다. 두 단지 모두 강남권인데다 비슷한 분양가를 책정하면서 동일한 수요층을 나눠먹는 구조가 예상됐다. 실제 두 건설사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듯 호텔에서 설명회를 열거나 큐레이터의 1:1 내방객 응대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청약 전부터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견본주택은 한산한 모습이다.

◇방배동, 강남권 입성의 첫 스텝 인식 불구 진입장벽 높아져

29일 GS건설에 따르면 방배그랑자이 견본주택에는 개관 첫날인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 간 1만2500명이 방문했다. 분양 일정이 발표되기 전 수요자들의 이목이 쏠렸던 것에 비하면 많은 수는 아니다. 주된 원인으로는 고분양가가 꼽힌다.

방배동은 노후한 단독주택이 많아 강남3구 중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편에 속한다. 특히 해당 사업장 지역인 방배3동은 방배동 내에서도 개발이 덜 돼 집값이 가장 저렴하다. 집값이 낮다는 이유로 언덕입지, 비인기 학군 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수요층이 강남 거주자는 물론 비강남권까지 매우 넓다. 실제 강남 입성을 계획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첫 진입지역으로 방배동을 꼽는다. 그런데 최종 승인이 난 평균 분양가는 3.3㎡ 당 4687만 원으로 전용 59㎡(구 25평)도 1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전용 84A㎡는 평균 15억 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여기에 다양한 추가 유상옵션 항목비용도 별도로 내야 한다.

총 분양가 9억 원이라는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금 승인 상한선에 걸리면서 중도금(통상 분양가의 60%) 집단대출도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시공사인 GS건설은 연대보증도 지원하지 않는다. 예비청약자들은 계약금(분양가의 20%)까지 합쳐 전체 분양대금의 80%를 조달해야 한다. 현금이 10억 원 가량 있거나 신용대출 등을 통해 충당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미분양은 기우라고 말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2호선 방배역이 지척에 있는데다가 총 758세대로 방배동 내에선 단지가 큰 편이기 때문에 커뮤니티 고급화 등이 기대된다. 평면도 우수하다. 전용면적 59㎡ 타입에도 4베이(Bay)가 적용돼 채광이 뛰어나다는 점이 장점이 최고 장점으로 꼽힌다. 또 이 일대 상당수 구역이 정비사업지역으로 지정돼 추후 깨끗한 신축아파트 위주 주거단지가 형성된다. 한 시장조사 업체 관계자는 “미계약 물량이 나올 수는 있지만 미분양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이른바 무순위 청약으로 분양 마감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강남입성의 첫 지역으로의 관심은 식고 있지만, 현금부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사업장이라는 설명이다.

◇소규모 단지 탓 관심도 떨어지는 디에이치 포레센트···가격은 강점

디에이치 포레센트 사업장인 일원동 역시 행정구역상 강남구라는 위치 덕분에 관심을 끌긴 했지만 자치구 내에선 비인기 지역이다. 지하철역도 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3호선 대청역 이용이 가능하지만 둘 다 유동인구가 적다. 사업장에서 도보 5분 거리에는 SH공사의 공공임대주택과 대규모 장애인 복지기관 등 님비시설이 있다. 게다가 전체 단지 규모도 총 200세대가 채 안 될 정도로 단지규모가 적다 보니 관심도도 방배그랑자이에 비해 떨어진다.

다만 복잡한 강남권에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몇 안 돼는 지역 중 하나라는 평가도 있다. 단지 뒤편으로는 대모산이 있고 앞으로는 양재천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역이다. 분양가는 인근 시세 대비 낮게 나와 차익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형별로 전용 59㎡(구 25평)는 평균 12억 4000만 원이다. 전용 84㎡(구 33평)는 최저 12억1100만 원에서 최고 16억4450만 원이다. 이 단지 바로 뒤편인 래미안 개포 루체하임 전용 84㎡는 올해 초 17억3000만 원(12층)에 거래됐다. 분양가가 시세 대비 약 3억 원 가량 저렴한 셈이다. 추후 삼성역 통합개발 및 현대차 GBC 사옥이 입주 완료하면 주택수요가 증가하는 등의 이유로 추가 상승 여력도 있다. 학군 또한 우수하다. 인근에 8학군으로 불리는 중동고를 비롯해 중산고, 경기여고, 숙명여고 등이 있다.

문제는 이곳 역시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 예비청약자들은 자력으로 수억 원의 목돈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계약금(분양가의 20%)과 중도금을 합쳐 전체 분양대금의 80%를 현금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분양물량이 많지 않고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만큼 분양 마감에는 문제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강남권 첫 분양이라는 점에서 두 사업장 모두 초반에 관심을 끌었지만 각각 개성도 단점도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점이 있어도 수요자들이 향후 재건축으로 공급되는 신축 아파트 물량이 줄어드는 등의 요소를 감안해 청약에 임하면서 마감에는 문제없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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