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전년 比 20.5%↓, 영업손실 114억원 기록···매출액, 컨센서스 하회
"전장 등 신사업 통해 사업 안정화해야"

LG이노텍 로고 /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 로고 / 이미지=LG이노텍

 

LG이노텍이 지난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1분기만에 적자 전환이다.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에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판매 부진이 맞물려 실적 하락으로 직결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간 효자 노릇을 하던 광학솔루션 사업도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23일 LG이노텍은 올 1분기 매출 1조3686억원, 영업손실 11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0.5%, 전분기 대비 43.7%나 감소했다. 사실상 신사업인 전장부품을 제외한 광학솔루션, 기판, LED사업 매출액 모두가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영업이익 실적은 2016년 2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증권가는 올 1분기 LG이노텍이 매출 1조6557억원, 영업손실 18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손실 폭은 시장 전망치보다 좁혔지만 매출은 전망치보다 3000억원 가까이 밑돌았다는 평가다. 

특히 주력 사업인 광학솔루션 부진이 뼈 아팠다. 올 1분기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은 6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2년 전 2017년 1분기 매출액 9242억원보다도 30% 감소한 실적이다.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 매출액보다 60%나 감소했다. 전체 영업익 중 80% 가량을 견인하는 광학솔루션 실적이 하락하면서 전체 영업익도 흔들렸다. 

회사 측은 카메라모듈 판매가 줄어드는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매출 실적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멀티플 카메라와 신기술 모듈 판매 확대로 사상최대 매출을 올린 것에 대한 기저효과라는 설명이다.

업계선 광학솔루션 실적 하락을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판매 부진과 엮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된 데다가, 아이폰까지 주요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실적 하락으로 직결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 줄었다. 애플의 중국 지역 매출도 27% 감소한 13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종욱 삼성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경우 매출, 영업익 실적에 있어 애플에 대한 의존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며 “재작년에 유난히 높았던 마진율이 지난해에 정상화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하반기에서야 마진율이 조금씩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광학솔루션 사업은 애플이 싱글, 듀얼에서 3D 센싱 등을 탑재하면서 매출이 증가했지만, 지난 4분기부터는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이 같은 규모의 경제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당장 2분기도 업황은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올 상반기 실적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부 증권사는 광학솔루션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2017년 5%에서 올해 약 3%대로 고꾸라질 것으로 관측했다. 하나금융투자증권은 연간 광학솔루션 사업 영업이익률이 2017년 5.2%, 지난해 4.3%에서 올해 3.8%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LG이노텍 전체 영업이익률은 2017년 3.9%, 2018년 3.3%, 올해 3.1%로 추산했다. 

다만 애플이 신형 아이폰 출시를 준비하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애플이 퀄컴과 화해를 통해 모뎀 칩을 공급하게 된 점도 호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지난 18일 애플과 퀄컴은 2년간 진행된 특허 소송을 일괄 취하하고 모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업계선 애플이 칩 공급에 난항을 겪는 탓에 내년 하반기에서야 신형 아이폰이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칩 수급에 활로를 튼 애플이 신형 아이폰 출시 일자에 따라 반등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마진율은 올해 하반기부터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올해 하반기 이후 출시가 예상되는 신형 아이폰에 트리플 카메라가 처음으로 들어가면서, LG 이노텍이 시장 점유율을 키울 수 있는 기회는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LG이노텍이 최근 전장 부품 등 신사업 다각화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경영 안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의 애플에 대한 의존은 회사의 전략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택한 사업 노선에 가깝다. 고객사는 여럿이지만 애플과 같은 선두 업체는 지극히 한정적이기 때문”이라며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애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수록 회사의 안전성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 올해 1분기 영업 실적 / 자료=LG이노텍
LG이노텍 올해 1분기 영업 실적 / 자료=LG이노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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