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금융사 선정되면 경영상 문제로 비춰질까 부담
KB금융지주·KB국민은행·한화생명·메리츠화재 상반기 대상 금융사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 사진=연합뉴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 사진=연합뉴스

“종합검사가 부활한 첫 해라 시기적으로 올해 검사대상이 되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금융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벌써부터 다음 대상이 누가 될까에 집중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한 금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금융권이 4년 만에 부활한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를 두고 말이 많다. 종합검사 첫 대상이 정해졌지만 벌써부터 다음 대상이 어디일까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금융사는 금감원 종합검사 대상에 오르는 것 자체가 고객에게 경영상 문제가 있는 금융사로 비춰질 수 있다며 부담이 된다. 

23일 금감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 종합검사 대상 금융사로 KB금융지주·KB국민은행·한화생명·메리츠화재를 확정했다. 다음 달부터 현장 종합검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번 종합검사 대상 선정에 대해 시장 영향력과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본래 취지대로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를 만들기 위해 문제가 있는 부분을 핵심적으로 점검하고 과도한 자료 요구나 긴 검사기간 설정으로 해당 금융사에 부담을 주는 방식은 피할 예정이다. 

하지만 금융권은 금감원이 금융위와 정치권까지 우려했던 종합검사를 부활시킨 만큼 그 필요성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라 과거보다 강도 높은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금융사의 준법감시 담당자는 “금감원이 금융사에 상주해 조사하기 시작하면 금융사 본사 전체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강도가 높다”며 “이번에는 종합검사가 부활했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 위해 작은 것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감원 종합검사 첫 대상이 된 금융사는 물론이고 이외 금융사 사이에도 긴장감이 흐른다. 보험업계는 이번 종합검사에 생명보험업계 2위사인 한화생명과 손해보험업계 5위사인 메리츠화재가 첫 대상 보험사가 되면서 비슷한 영업 상황에 있는 보험사들이 다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감원은 이달 초 발표한 종합검사 세부 시행 방안을 통해 보험사에 대한 종합검사에서 보험금 부지급률, 민원 증가율, 불완전판매 등을 중점 점검사항으로 정했다. 

지난해 하반기 한화생명의 보험금 불만족도는 0.62%였다. 하지만 DGB생명(0.82%), KDB생명(0.80%), 신한생명(0.64%) 등의 생보사들은 한화생명보다 높은 상황이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0.5%)도 한화생명보다는 낮지만 업계 평균(0.49%)보다 높았다. 특히 삼성생명의 보험금 부지급률은 1.16%로 한화생명(0.91%)보다 높았다. DGB생명도 1.59%로 업계 평균(0.83%)을 훨씬 상회했다. 이에 다음 금감원 종합검사 대상에 삼성생명과 DGB생명 등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금감원이 즉시연금 미지급과 관련해 삼성생명에 종합검사를 나가면 보복성 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판단, 삼성생명을 상반기 종합검사 대상에 선정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다만 다른 소비자보호 관련 지표가 다른 보험사보다 낮고 시장 영향력은 가장 커 하반기에는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은행권은 신한금융이 하반기 종합검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종합검사가 거론되던 초기 KB금융이나 신한금융지주 둘 중 한 곳이 종합검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KB금융은 이미 상반기 대상 금융사가 되면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KB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그룹이 되면서 국내 최대 금융회사로서 상징성과 시장 영향력이 크다. 특히 신한금융은 최근 KB금융과 함께 금감원의 지배구조 검사 결과 자회사 성과평가제도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개선할 것을 요구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은행의 지배구조, 보험사의 불완전판매 및 민원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문제가 있는 금융사들이 하반기 종합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다만 문제가 되는 사항을 개선한다면 대상 선정에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개선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시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