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순매도 기조에 네이버 주가 흘러내려···카카오는 상승세
향후 성장성에 대한 엇갈린 기대 반영된 듯
“네이버,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의견도

자료=키움증권HTS.
네이버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반면 카카오는 외국인 유입으로 최근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키움증권HTS.

국내 대표적인 IT(정보통신기술) 종목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증시에서 희비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반면 카카오는 외국인 유입으로 최근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의 경우 실적에 대한 우려와 향후 성장성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카카오는 신규 사업의 순조로운 성과 달성 가능성이 부각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기대 요인과 리스크 요인이 각각 존재해 향후 주가는 어떻게 움직일 지 주목된다.  

◇ 네이버 ‘팔고’, 카카오 ‘사고’···온도차 확연한 외국인 투자자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거래일과 같은 11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달 5일 장중 14만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해 15% 가량 내린 수치다. 반면 경쟁사인 카카오의 주가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0.85% 오른 11만8000원으로 마감했는데, 이날 종가는 한 달 전과 비교해 13.4% 상승한 것이다. 특히 지난 15일과 16일 각각 7.8%, 6.33% 크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상반된 주가 흐름의 배경에는 외국인이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부터 이달 22일까지 네이버를 2695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이달 들어선 네이버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가 단 1거래일도 없는 상황이다. 반면 같은 기간 카카오 주식은 67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기준으로 보면 외국인은 최근 9거래일 연속 카카오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들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뚜렷한 온도차는 우선 실적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73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32.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2040억원 대비로도 하회한 것이다. 자회사인 라인(LINE)이 올해 1분기 110억엔(약 1120억원)이 넘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 까닭이다.

카카오 역시 올해 1분기에는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이 좋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카카오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 오른 197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분기 대비로는 358% 가량 증가한 것이지만 시장 컨센서스인 210억원보다는 소폭 하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 엇갈린 성장성에 대한 기대,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갈랐다

성장성에 대한 기대 차이도 최근 주가 흐름을 대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카카오의 경우 메신저인 카카오톡 내 광고 도입에 따라 새로운 광고 매출 발생이 기대된다. 카카오톡은 이용자수(MAU)가 5000만명인 국내 1위 메신저로 그만큼 광고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 카카오톡 메신저 광고 도입으로 올해 386억원, 내년 857억원의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카카오 자회사들의 성장세도 투심을 이끈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신사업인 카풀(승차 공유의 일종) 서비스를 택시업계의 반발로 중지해 부정적인 상황이지만 콜택시 및 대중교통 서비스인 카카오T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의 웹툰·소설·영화 유통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는 기업공개(IPO)를 앞두면서 기업가치가 조 단위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금융 사업에서도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 카카오의 주력 금융사업인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으로 935억원의 순손실이 났지만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인터넷-현금이 사라진 세상’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카카오페이의 간편송금시장 점유율을 40% 수준으로 추정했는데 올해는 업계 내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약 900만명에 이르는 고객 수로 케이뱅크(100만명)를 뛰어넘어 인터넷은행 업계에서 선점적 지위를 갖추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IT 플랫폼 사업자의 먹거리는 과거처럼 광고 매출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금융, 모빌리티, 게임, 콘텐츠 유통 등 다양한 방면으로 무한 증식하고 있다”며 “카카오는 이미 활발한 신사업 개척과 투자로 다방면에서 순조로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가장 큰 사업군이라 할 수 있는 금융에서 다른 경쟁사 대비 두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도 네이버페이, 라인페이 등을 앞세워 금융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국내 간편결제시장에서는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는 있다. 하지만 네이버페이의 거래대금은 네이버의 쇼핑 플랫폼에 치우쳐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더구나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라인페이의 경우 치열해진 시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투자와 마케팅 비용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라인페이는 지난달 15일~31일까지 페이 사용시 최대 20%까지 할인해주는 대규모 마케팅을 일본에서 시행하기도 했다.

다만 네이버의 반전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2일 낸 ‘시간은 네이버의 편’ 보고서에서 “우려감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기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며 “올해 집행되는 마케팅 비용이 서비스 이용자를 일정 수준 이상 끌어올릴 경우 2020년부터 마케팅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더불어 일본을 포함한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진행하는 인터넷은행 등 신규사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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