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지난해 매출 65% 증가한 4조4227억원···영업손실 1조970억원
직매입 방식 판매로 사상최대 매출 견인, 3조 달하는 누적적자는 지속가능성 의심케 해···김범석 대표 "기술·인프라 공격적 투자 계속할 것"

지난해 쿠팡이 사상 최대 매출과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5%나 성장한 4조원이고, 영업적자는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의 매출 기록은 '매출 1조원'을 마의 벽으로 여기는 이커머스 업계선 괄목할만한 성적이다. 적자는 위메프·11번가·티몬 등 여타 이커머스 업체들의 영업손실액을 모두 더한 금액의 4배 이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은 올해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매출 성장에 기인한 자신감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4조4227억원이었다. 이는 2조6846억원이었던 전년 매출 대비 65%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전체 국내 전자상거래 성장 규모가 20%대인 것을 감안하면 쿠팡의 매출 성장은 더욱 돋보인다. 

쿠팡 매출 '4조원'은 여타 업체와 비교하면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옥션, G마켓,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1% 늘어난 9811억원이었다. 11번가는 전년 대비 2% 늘어난 6744억원, 티몬은 40% 늘어난 4972억원, 위메프는 9.2% 줄어든 4294억원이었다. 이들 업체의 매출을 다 합치면 2조원대 중반으로 4조원대 쿠팡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 차이가 크다. 매출 신장률도 티몬(40%)과 쿠팡(65%)만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쿠팡의 '4조 매출'이 가능한 것은 회사가 전체 상품의 90%를 직매입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어서다. 쿠팡은 회사에 입점한 판매업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판매중개 방식 대신, 직접 물건을 사서 익일까지 배송까지 직접 해주는 로켓배송을 자사 시그니처 서비스로 키워왔다. 판매 중개 방식은 판매 수수료만 매출로 잡히지만, 직매입 판매는 회사가 판매하는 제품의 전 매출이 곧 회사의 매출이 된다. 쿠팡 매출이 타사보다 높은 이유다. 로켓배송이 시작된 2014년 5만8000종이었던 로켓배송 직매입 상품수는 2018년 500만 종으로 늘어났다. 티몬 역시 그로서리 사업부의 직매입 판매 안착이 매출 고성장의 이유로 꼽힌다. 

다만 누적되는 영업적자는 불안 요소다. 지난해 쿠팡의 영업손실액은 1조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71%가량 늘었다. 지난 5년간 누적된 적자는 △2014년 1215억원 △2015년 5470억원 △2016년 5652억원 △2017년 6388억원 △2018년 1조970억원으로 총 2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쿠팡의 지속 가능성을 의심하는 이유다. 

이처럼 모두가 곧 망할 거라고 했던 쿠팡은 지난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2014년 5월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1억달러, 같은해 12월 블랙록으로부터 3억달러, 2015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를 유치한 데 이어 별다른 투자 소식이 들리지 않다가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약 2조 2500억원)의 추가 투자 유치를 밝혔다. 당시 1조8000억원에 달했던 쿠팡의 적자에도 향후 성장성을 기반으로 투자 유치를 감행한 것이다. 

이에 쿠팡은 앞으로도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15일 실적 공개와 함께 향후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우리는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제 쿠팡 고객들은 전국 어디서든 아침 7시까지 신선식품을 배송받고 있다. 와우배송을 이용하면 인기있는 장난감부터 최신 노트북 컴퓨터까지 200만 종의 상품을 문 앞으로 당일 혹은 다음날 새벽까지 단 몇 시간 만에 배송 받는다"면서 "쿠팡은 앞으로도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하게 될 때까지 고객 감동을 위한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전국 12개였던 지역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렸다. 37만평, 축구장 167개 넓이의 물류 인프라는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되는 익일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핵심 시설이다. 새벽배송하는 모든 업체들 중 유일하게 전국 배송이 가능한 배경이 전국으로 뻗쳐있는 이 물류센터에 있다. 지난해 쿠팡은 쿠팡맨·쿠팡플렉스 등 배송 인력을 포함해 2만4000명을 직간접 고용했고 인건비로 9866억원을지출했다. 

현재 쿠팡맨 수는 4000명이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계속 뽑고 있다"고 설명한다. 쿠팡은 쿠팡이츠 등 음식 배달 사업도 시작했다. 누적적자 3조원을 안은 쿠팡은 내년에도 사상 최대 매출을 꿈꾸고 있다.   

/사진=쿠팡.
/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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