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높은 주가 변동폭 보여
“단기적 급상승도 가능하지만 반대 상황도 나올 수 있어 투자 유의해야”

위에서부터 한진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일봉 차트. / 그래프=키움HTS.
위에서부터 한진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일봉 차트. / 그래프=키움HTS.

국내 증시에서 한진그룹주와 금호아시아나그룹주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뒷북’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관련주는 최근 경영권 분쟁과 상속세, 매각설 이슈가 겹치면서 연이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두 펀더멘탈(기초 체력) 변화 없이 기대감에 기대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그만큼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기대와 다른 상황이 나올 경우 주가 급락 상황도 나올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 큰 변동성 보이는 한진그룹주와 금호아시아나그룹주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은 전거래일 대비 4.65% 오른 4만6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한진칼은 전거래일 대비 8.5% 오른 4만7850원에 시작했지만 장중 4만4100원까지 내리는 등 변동성이 커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진칼뿐만 아니라 다른 한진그룹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진칼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이날 장이 시작한 지 채 40분이 되지 않았지만 장중 4만1650원까지 올랐다가 3만7350원까지 내리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우선주인 대한항공우도 장중 상승폭이 최저 6.57%에서 최고 24.66%로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진 역시 전거래일 대비 7% 넘게 상승하기도 했지만 같은 시각 1.03% 내린 채 거래되고 있다.  

이같은 한진그룹주 변동성 확대 배경에는 지난 8일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경영권 분쟁과 상속세 이슈가 불거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조 회장의 일가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선 한진칼 계열사들의 배당 증액이 필수적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보통주보다 배당을 많이 하는 우선주 중심으로 큰 폭의 주가 상승이 나왔다. 더불어 한진칼 2대주주인 KCGI와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경쟁적인 지분 매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다는 언론 보도가 지난 12일 이후 계속 불거지면서 관련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역시 아시아나항공은 전거래일 대비 27.57%오른 7200원에 장을 시작해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계열사인 에어부산은 장중 전거래일 대비 7.45% 오른 7500원에서 25.21% 오른 8740원까지 주가 변동폭이 확대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뒷북 투자’ 주의보···“상황 급변시 주가 변동폭 커져”

이러한 상황에서 일각에선 뒤늦은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아직 펀더멘털 변화 없이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움직이고 있는 데다 이미 주가 급상승에 따른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기대와 다른 모습으로 상황이 전개될 경우 주가 급락이 나올 수 있는 까닭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기대감에 따른 단기적인 랠리는 나올 수있지만 펀더멘탈 변화가 없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증권은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해 이날 낸 보고서에서 “현재 글로벌 항공사 평균 대비 25% 이상 프리미엄이 더해져 거래되고 있어 인수합병(M&A) 기대감은 이미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리스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영향이 구체화하지 않은 데다 대주주 교체 후 경영 정상화 방안 등 펀더멘탈 개선을 가늠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한진그룹주와 관련해선 이미 한국거래소가 최근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한진칼우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며 거래를 정지한 상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이벤트로 주가가 움직일 때는 일반 투자자가 언제까지 상승할 지, 어느 순간에 급락할 지 알기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며 “한진칼 역시 조 회장 일가의 지분 훼손 없이 상속세를 마련하거나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방식의 우호세력 확보 등 기대와 다른 모습이 나올 수 있다. 이 경우엔 하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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