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사외이사 경력 논란, JW중외 리베이트 수사도 부담···경실련 “추가 대책 논의”

식약처장 취임식에서 이 처장 모습. / 사진=식약처
식약처장 취임식에서 이 처장 모습. / 사진=식약처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JW중외제약과 유유제약에서 사외이사로 근무하며 4400여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연봉을 받은 이 처장이 향후 해당 제약사 관련 정책을 공정하게 집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에 식약처는 처장 본인이 국회에서 입장을 밝힌 사안이라며 구체적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25일 국회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에 따르면 최근 취임한 이 처장은 지난 2016년 3월 18일부터 JW중외제약 사외이사를, 2018년 3월 28일부터 유유제약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이 처장은 식약처장에 임명되자 바로 사외이사직을 사퇴했다.

문제는 이 처장이 사외이사를 맡아왔던 JW중외제약과 유유제약이 식약처 정책의 집행 대상이 될 경우, 그가 공정한 정책 집행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으로 요약된다. 특히 JW중외제약은 요양기관에 36억460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의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중조단 압수수색도 받은 바 있다. 유유제약도 지난 1월 의약품 안전관리교육 소홀로 식약처 행정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다. 

시사저널e가 JW중외제약과 유유제약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처장은 총 4400여만원을 해당 제약사들로부터 수령한 것으로 추산됐다. JW중외제약의 경우 사외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이 1200만원이기 때문에 이 처장이 3년간 3600여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유제약은 지난해 사외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이 785만2550원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4400여만원은 이같은 계산과 분석을 통해 산출해 낸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두 제약사는 구체적 입장 표명은 유보했다. 

물론 제약사 사외이사 연봉이 평균 250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 연봉 1200만원과 785만2550원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활동 상황만 제외하면 사실상 사외이사 역할이 전무한 제약업계 현실에서 과도한 연봉보다는 도덕성 하자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관련 제약사 공시 자료에도 사외이사 역할은 ‘경영전반업무’로 애매모호하게 제시돼 있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해당 기업 이사회에 참석, 안건마다 찬성과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업무를 수행한다”며 “그 일 외에는 사실상 별다른 활동 없이 연봉만 챙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3년 동안 이 처장이 연구용역을 수주한 55건 중 제약사로부터 받은 용역이 43건, 금액으로는 65억원 중 35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된다. 결국 그의 정책 집행을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실련도 최근 자료 발표에 이어 추가 대책을 논의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경실련 관계자는 “이의경 처장은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 높아 공정한 업무수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국민 건강과 공정한 식약처를 위해 이 처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지적에 식약처는 국회 답변을 사유로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이 처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대변인에게 물어보라”고 답변했다. 이상수 식약처 대변인은 “이미 최근 국회 상임위에서 (처장) 본인이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특별히 입장을 정리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식약처장으로 임용된 이후부터는 그간 해왔던 연구와 무관하게 공공성과 중립성, 도덕성을 염두하고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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