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개 기업과 채용 연계···교육 수료생 취업률 98%
“누구나 20주만에 실무 수준의 코딩 가능”

28일 서울 성동구 코드스테이츠 사무실에서 김인기 코드스테이츠 대표를 만났다. /사진=최창원 기자
28일 서울 성동구 코드스테이츠 사무실에서 김인기 코드스테이츠 대표를 만났다. /사진=최창원 기자

기업들은 항상 채용을 고민한다. 인력이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ICT 기업들은 더욱 그렇다. 인력의 기술 숙련도는 소프트웨어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코드스테이츠는 현장에서 일할 인력들을 양성하고 기업에 취업 연계도 하는 교육기관 겸 채용관리 회사다. 실제 현장 수준의 코딩 교육을 진행하고 기업과 채용까지 연계해주고 있다. 교육은 무료로 제공된다. 운영 비용은 취업에 성공할 경우 80여개 협력사와 입사자들에게 받는다. 주로 ICT 기업인 회원사들은 코드스테이츠 교육을 받은 인력들을 채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코드스테이츠는 일종의 인력 플랫폼인 셈이다.

양질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길러내는 일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일이 됐다. 정부는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아 지난해 중학 과정에서 시작된 코딩 교육 의무화를 올해부터 초등 5, 6학년으로 확대했다.  28일 서울 성동구 코드스테이츠 사무실에서 김인기 코드스테이츠 대표를 만났다.  

‘코드스테이츠’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코딩 등 소프트웨어 분야로 커리어를 전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개발자를 구하는 기업 사이에서 서로를 연결 시켜주는 곳이다. 비용 없이 20주만에 소프트웨어 분야로 커리어를 전환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기업 채용까지 도와준다.

학습자 입장에선 무료로 소프트웨어 기술을 배우고, 관련 기업으로 커리어를 전환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기업 입장에선 검증된 개발자를 빠른 시간에 채용할 수 있다. 규모와 상관없이 ICT 기업 대부분이 구인난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기존 ‘헤드헌터’들을 이용한 채용의 경우 개발자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기업이 스스로 검증하는 시간이 걸렸다. 반면 코드스테이츠는 수료 기준을 충족한 인원만 기업에 추천하고 있다.

학습은 어떻게 이뤄지나.

기초와 심화 과정이 있다. 두 과정의 수준 차이는 있지만 실무 현장에 필요한 것들 위주로 배운다. 예를 들어 실제 기업에서 원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해당 내용에 대해 스스로 기획해보는 식이다. 물론 옆에서 코드스테이츠의 개발자들이 도움을 준다.

무료학습이다보니 많은 사람이 지원한다. 온라인으로 기본 코딩 교육을 진행하고 이후 테스트와 인터뷰를 거친다. 충분히 끈기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 코딩 학습 참가 기회를 제공한다. 

누구나 20주 만에 실무 수준의 코딩을 배울 수 있나.

20주는 막힘 없이 한 번에 교육을 이수했을 때의 기간이다. 20주 교육 동안 여러 과정이 있다. 하나의 과정이 끝나면 성취도를 점검한다. 일정 수준의 성취도가 나왔을 경우 다음 과정으로 넘어간다. 만일 성취도가 부족하다 싶으면 같은 과정을 반복 학습한다. 이 때문에 20주 안에 꼭 끝난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코딩 관련 지식이 없더라도 20주만에 수료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각자의 성취도에 따라 다르지만 20주에 교육과정을 마치는 일도 가능하다.

벌써 5년 차 스타트업이다. 그간 어떤 성과가 있었나.

작년에 크게 성장했다. 채용 연계 기업이 현재 80개 가량인데 작년에만 60개 정도 회사와 협약을 맺었다. 대부분이 스타트업이다. 채용 연계 협약을 맺지 않았다고 해서 취업이 불가한 것도 아니다. 네이버, 링크드인, 외국계 ICT 기업 취업을 원할 경우에도 같이 채용 제도를 알아보고 외국계의 경우 추천서 등을 통해 도움을 준다. 실제 취업도 이뤄졌다. 1~7기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98%다.

수치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게도 뿌듯한 순간들이 있다. 지난 7기 학습자 중에 고졸 직업 군인이 있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했다. 물론 배워본 적도 없고, 배경지식도 없었다. 교육을 마치고 외국계 ICT 기업에 지원했다. 채용 절차가 오랜 시간 이어졌는데, 결국 합격했다. 그때 우리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시행착오는 없었나.

두 가지 정도가 있다. 하나는 학습자가 자기 주도 학습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강의를 듣는데, 듣지 않은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먼저 고민하고,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는 교육법에 사람들이 당황했던 것 같다. 시간이 해결해줬다. 점차 학습자들도 적응해갔다. 또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어, 학습 방향성이 옳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회사 자체의 어려움도 있다. 처음엔 팀 관리가 힘들었다. 채용을 진행하고, 우리와 잘 맞지 않는 팀원은 정리할 필요가 있었지만 그걸 잘 못 했다. 이 때문에 팀이 무더기로 이탈하기도 했다. 이때 이후로 직원들과의 1대1 미팅, 월간 리뷰(한 달마다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다)를 진행하면서 늘 직원들의 생각을 경청하고 있다. 이외에도 회사의 일을 한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만일 누군가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다른 사람이 백업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 지원이나 협력은 없었나.

정부가 소프트웨어를 많이 언급하고, 실제로 많이 찾아왔다. 그러나 도움받은 적은 없다. 서울시 관련기관에서 찾아온 적 있다. 같이 협력해 코딩 교육을 진행하자는 것이었다. 마치 우리가 선정된 것처럼 말해 관련 서류들을 준비하고 프로그램들을 계획했다. 하지만, 선정 과정이 존재했고 마지막 단계에서 우리가 생각하기엔 코딩과 멀어보이는 곳이 협력 업체로 뽑혔다. 당황해서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어쩔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이후로는 공무원들이 찾아 오더라도 조금 거리를 두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이번 여름 방학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코딩 교육을 기획하고 있다. 국민대학교에서 몇 번 특강을 했는데 대학생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또 충남대학교와 협력해 1박 2일 코딩 교육을 진행했는데, 그때도 반응이 좋았다.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 몇 개의 대학이 될진 모르지만, 대학들과 협력해 채용까지 이어질 수 있는 코딩 교육을 진행하려 한다. 실제로 대학들과 관련 내용을 협의 중에 있다.

또 해외 진출도 꿈꾸고 있다. 지금은 외국계 회사는 미국에 있는 ICT 기업 한 곳뿐이다. 하지만 유럽, 베트남 등으로의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 회사와 채용 연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코딩 교육 자체를 그쪽에서 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졸업생들이 유럽, 베트남 기업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면 자연스레 우리도 해외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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