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최저임금 인상 해법 찾고 기반 마련되면 스스로 해외 진출 의지 보일 것”
中企 수출 핵심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아

정부의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을 두고 일각에선 최저임금 등 국내 문제 해결이 먼저라는 불만이 나온다. /사진=최창원 기자
정부의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을 두고 최저임금 등 국내 문제 해결이 먼저라는 불만이 나온다. / 사진=최창원 기자

정부가 중소기업 해외 진출 지원금을 지난해보다 늘릴 계획이지만, 업계에선 최저임금 등 국내 문제 해결이 먼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 상황이 호전돼야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14일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중소기업 해외 진출 유관기관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중소기업 해외 진출 지원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불거졌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국내 기반을 다지기 힘들어 해외 진출은 꿈꾸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이날 송재희 한국중소벤처무역협회 회장은 김학도 중기부 차관에게 일부 업체들의 불만을 전달했다. 송 회장은 “수출을 원하는 업체들은 최저임금 등 국내 문제와 상관없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국내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불만이다. 5년 전 5000원 정도였던 최저임금이 지금은 8300원 정도인데 동결해달라는 건의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은 역대 최대인 1146억달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1000억달러 수출을 이뤄냈다. 그런데도 불만이 나오는 것은 중소기업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대다수가 해외진출을 꿈꿀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국내 기반 없이 해외 진출이 가능한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지원은 좋은데 국내 상황을 풀어준 후에 도와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기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수출 중소기업은 9.5만개로 전체 중소기업의 2.6%에 불과하다.

이어 그는 “최저임금 등 임금 지급 관련 제도가 급격히 변해 상황이 악화되는 건 아닐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2월 경기전망지수는 76.3으로 4달째 하락세다. 경기전망지수는 경기 동향에 대한 기업가들의 의견을 지수화한 것이다.

특히 제조업은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지수(75.1)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중소기업 수출 상위 10대 품목 중 플라스틱 제품・합성수지 등 4개 항목이 포함될 만큼 중소기업 수출의 핵심 산업이다.

정부는 현장 불만에 귀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건의 사항을 두고 김학도 중기부 차관은 “방향은 잡혀있지만, 현장에서 불만이 있다면 오늘처럼 회의를 통해 듣겠다”며 “해외 진출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확대해 올해도 중소기업의 수출성장세가 유지·강화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지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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