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판매 목표 16만3000대, 역대 최대 도전
흑자전환 위해 수출 실적 개선해야···"코란도, 국내 출시 이후 호주 직영법인 투입 계획"

코란도 '블레이즈 콕핏' 티저이미지 / 자료=쌍용차

 

8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으로 돌아온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가 올해 쌍용자동차의 상승 기류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회사 측은 코란도가 노후화된 현행 모델을 대체하고 제품군의 세대 교체를 이뤄내는 만큼, 예년과 같은 내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적자고리를 끊고 연간 흑자전환을 공언한 쌍용차에게 올해도 수출 장벽이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쌍용차가 코란도를 기점으로 이어지는 올해 신차 전략을 통해 내수 시장에서 세를 굳히고 수출 실적도 개선할지 주목된다.

30일 쌍용차는 오는 3월 공식 출시를 앞둔 코란도의 내장 디자인을 티저 이미지로 공개했다. 코란도 내장엔 '블레이즈 콕핏' 인테리어 사양이 적용돼, 기존 아날로그 계기반을 대체하는 10.25인치의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9인치 스크린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등 멀티미디어 사양이 대거 탑재됐다. 34가지 색상의 조명으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는 인피니티 무드램프가 탑재된 점도 눈길을 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28일 코란도의 외관도 티저 이미지로 공개하는 등 최근 홍보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선 오는 3월 출시에 앞서 제네바 국제모터쇼에서 전신이 공개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코란도는 8년 만에 선보이는 코란도C의 후속 신차로, 부분변경과 연식변경으로만 버텨온 현행 모델의 판매량에 활기를 더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현행 모델인 코란도C는 출시 이후 월 1500대씩 꾸준히 팔려 온 스테디셀러였지만 모델 노후화와 함께 신차 경쟁에 밀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3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쳐 출시된 코란도C는 그 해 1만9317대를 팔리며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로도 3만7437대 실적을 내면서 쌍용차의 전체 실적 중 40% 비중을 견인하는 볼륨모델로 등극했다. 이어 2014년엔 내수 판매량 2만1840대 포함 총 5만9703대 판매 실적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세를 넓혔다.

그러나 코란도C의 내수 판매량은 이듬해인 2015년 1만5677대로 고꾸라진 데 이어 2016년 8951대를 기록,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티볼리가 내수에서 2015년 4만5021대, 2016년 5만6935대 팔리며 세를 불렸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같은 하락세는 지속돼, 코란도C의 국내 판매량은 2017년 7841대에서 지난해 3610대로 해를 거듭해 반토막 났다. 최근 2년 동안은 월 1000대씩도 팔리지 못했다. 코란도C가 모델 변경 주기를 놓쳐 노후화가 진행되는 동안 상품성을 개선한 투싼, 스포티지 등 경쟁 모델이 등장, 시장 수요를 내줬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8년 만에 출시된 후속 신차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쌍용차는 완전변경된 코란도를 출시해, 주저 앉은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는 한편 SUV 제품군의 세대교체를 공언했다. 국내 시장에서 '코란도' 브랜드가 스포츠, 투리스모 등 모델들을 통해 인지도를 탄탄하게 구축해 온 점은 후속 신차가 안정적으로 세를 넓힐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소형 SUV와 중형 SUV 시장 틈에 끼어 점차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는 준중형SUV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차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쌍용차의 올해 목표 판매대수에서도 드러난다. 이달 초 회사 측이 밝힌 연간 판매 목표량은 16만3000대로, 지난해 보다 14%나 늘어난 수치이자, 쌍용차에겐 역대 최대 목표치다. 단순 계산상으로도 1분기당 4만대 이상 팔아치워야 달성 가능한 성적이다. 쌍용차는 올해 판매 성장과 함께 흑자전환을 공언한만큼, 상반기는 코란도를 기점으로 판매실적을 키우고, 하반기엔 티볼리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해 판매 실적을 견인할 방침이다. 

다만 올해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선, 3년째 고꾸라진 수출 실적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쌍용차의 내수 판매는 9년째 늘고 있지만 수출 판매 비중은 매년 쪼그라들면서 내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쌍용차의 전체 판매량(14만3309대) 중 내수 판매량(10만9140대)이 차지하는 비율은 76.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내수 실적으로는 한국GM, 르노삼성을 앞질렀지만, 수출은 양사 실적에 한참 못 미쳤다. 지난해 쌍용차의 수출 판매량(3만4169대)은 해외 본사로부터 생산 물량을 배정받고 수출하는 한국GM과 르노삼성의 각각 10%, 25% 수준으로 기록됐다. 내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전체 판매량 중 수출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56%에서 2015년 31.2%로 쪼그라든 뒤, 지난해 23.8%로 매년 급락했다. 지난 2017년 1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점도 수출물량 축소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올해 흑자 전환을 공언한 만큼, 경영 안정화를 위해선 내수와 수출 모두 잡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에게 내수 시장은 물량 대응이나 조절에 있어서 안정적인 발판이 되지만 한정된 수요 안에서 신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점은 부정적 요인"이라며 "SUV 시장은 차급 별로도 경쟁이 번진 상태다. 내수 경쟁이 심화할수록 수출물량을 늘리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역시 수출 실적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올해 당장 두드러지는 실익으로 돌아오긴 어려울 전망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말 호주 판매법인을 직영화해 독자적인 판매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티볼리 및 렉스턴 브랜드 모델을 투입, 그간 연간 1500대가량 팔던 호주 시장에서 최대 4000~5000대까지 판매량을 늘릴 방침이다. 특히 호주 SUV 시장에서 C세그먼트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에 주목, 코란도 역시 3월 국내 출시 이후 연중으로 호주 시장에 투입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 출시되는 신차는 우선 국내에 선보인 이후 해외 수출에 나설 것"이라며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판매망을 강화하면서 해외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