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추위 “김 회장 겸직 결정 과정 하자 파악 필요”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대구은행 이사회가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은행장 겸직 안건에 대한 논의를 연기했다.

15일 대구은행은 “임추위가 15일 오후 4시에서 18일 오후 4시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임추위원들은 김 회장의 겸직 결정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없는지 살펴보고 위원들 간 의견을 조율할 시간도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 내부적으로는 김 회장의 행장 겸직 여부에 대해 은행 이사회, 노조 등 직원들이 일제히 김 회장의 겸직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DGB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김 회장의 은행장 겸직을 결의하면서 “거듭된 공방 끝에 최종적으로 현재 경영 위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수습하고 조직 안정과 통합,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겸직하는 것이 최선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지배구조 쇄신과 투명한 인사 관리에 따라 겸직체제로 우려되는 권력 독점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구은행이 추천한 후보자 2명을 포함한 6~8명에 대해 역량과 은행장 자질 등을 종합적으로 심의한 결과, 채용 비리, 비자금, 펀드 손실보전 관련 등에 따라 마땅한 후보를 찾기 어려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특히 DGB금융 자추위는 대구은행장 선임 권한은 자추위에 있으며 은행 이사회와 임추위는 권한 밖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대구은행 이사회를 비롯 임직원들은 자추위의 후보 추천에 김 회장이 개입했다고 보고 ‘셀프 겸직’이라며 비판을 제기했다. 자추위 구성원이 김 회장과 지주 사외이사 5명이라 회장 스스로 행장에 선임됐다는 주장이다. 다만 자추위는 김 회장이 두 차례 열린 자추위 중 마지막 표결에서 빠졌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3급 이상 은행 간부들로 구성된 전국사무금융노조연맹 대구은행 노조(제2 노조)는 지난 14일 성명을 발표하고 “노동조합과 전 임직원, 지역사회는 김 회장의 겸직을 결단코 반대한다”며 “임추위는 지난 9일 겸직 불가를 만장일치로 결의한 데 따라 부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자추위 다음 과정인 임추위를 통과해야 주주총회를 거쳐 행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다만 임추위가 김 회장의 겸직안을 부결한다 해도 DGB금융이 대구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지주가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면 겸직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릴 수 있다. 

다만 임추위가 겸직안을 부결하게 되면 김 회장 리더십이 타격을 받아 대구은행 지배구조가 불안정해질 우려가 커진다. 또 은행원들의 김 회장 퇴진 요구로 인한 조직력 약화가 DGB금융 전체 경쟁력 저하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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