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브랜드 타운 장점 내세우면 수주 확률 높아질 것…현대건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 없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위치도./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위치도./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현대건설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을 따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반포주공1단지를 자체 브랜드 디에이치(The H) 브랜드 타운으로 조성하겠다고 내세우면 경쟁에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조합과 HDC현대산업개발 간의 소송전과 조합장 해임 등 풀어야할 과제들도 많아 향후 현대건설의 행보가 주목된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반포주공 3주구 재건축 조합에 시공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현대건설을 포함한 대림산업, 대우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 총 5개 건설사가 반포주공 3주구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 의사를 밝히게 됐다. 반포주공 3주구 조합은 10일 오후 현대건설을 비롯해 의향서를 제출한 건설사들과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반포주공 3주구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 8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으로 전용면적 72㎡ 1490가구를 최고 35층, 17개동, 2091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반포주공 3주구는 과거 시공사 입찰경쟁에서 세 차례나 유찰되면서 단독으로 사업 참여의향서를 제출한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조합이 공사비 관련 문제를 제기해 현대산업개발의 시공권은 취소된 상태다.

현대건설이 반포주공 3주구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 의사를 내비치자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 반포1단지에 대규모 브랜드 타운 조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2017년 약 2조6000억원 규모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을 따낸 바 있다. 만약 현대건설이 3주구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반포주공1단지 주변 일대는 총3조4000억원이 넘는 디에이치 타운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브랜드 타운의 장점을 내세워 조합원들을 설득하면 다른 경쟁사보다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가 특정 지역에 같은 브랜드로 수천 가구를 공급하면 랜드마크 효과가 발생한다. 이로인해 해당 단지 매매가격은 주변 시세보다 높게 형성될 수 있다”며 “또한 입주민들끼리 단지 커뮤니티시설 등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 브랜드 타운에 대한 조합원들의 선호도는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과의 법적 소송, 조합원 간 분열 등 앞으로 반포3주구가 재건축에 돌입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현대건설은 최종 수주까지 신중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은 조합과 소송을 끝까지 진행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고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오는 20일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를 위한 임시총회를 열겠다고 발표해 앞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현대건설 관계자는 “반포주공 3주구 입찰 당시 현대산업개발의 입지가 워낙 탄탄하다 보니 아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입찰의향서를 제출해 관심만 표현한 것뿐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아울러 조합과 현대산업개발 간의 법적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입찰에 참여할지 말지는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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