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회장 “체질 개선과 변화로 미래성장 기반 구축하겠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 이미지 =조현경 디자이너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 이미지 =조현경 디자이너

 

NH농협금융지주가 고강도 체질 개선을 예고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올해 다양한 신사업 추진과 더불어 본격적인 조직개혁에 나설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체질 개선에도 불구, 다른 금융지주들과의 실적 격차를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 회장, 신년사에서 강도높은 체질 개선 예고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한 신임 수장이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농협금융의 체질 개선에 많은 공을 들여 왔다. 스마트시대에 어울리는 농협을 만들겠단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다양한 신사업과 더불어 디지털 혁신 및 글로벌 진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 회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체질 개선과 변화로 미래성장 기반 구축’이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김 회장은 “올해는 유례없이 혹독한 경영여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운영 전략을 내실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공들여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과거 경영체제에서는 환경변화가 조직인력의 확충으로 연결돼 이것이 관례화되고 고착화되면서 고정비의 증가로 이어졌다”며 “조직의 중복적 요소는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그룹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업무프로세스의 디지털화에 따라 발생하는 잉여 인력자원은 생산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대적인 조직개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NH농협은행은 임금피크제 예정자를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총 597명이 퇴직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리츠운용 출범, 발행어음 사업개시, 렌터카 사업 진출로 사업 포트폴리오와 신성장동력 기반을 강화했으며 범농협 통합멤버십(NH멤버스)을 출시함으로써 광범위한 농협 자원을 결집시켜 범농협 시너지를 창출 하는 획기적인 기반도 구축했다. 아울러 빅데이터 플랫폼(NH빅스퀘어) 구축, 업계 최대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도입 등 스마트 금융그룹으로의 변모를 꾀했으며, 캄보디아 소액대출사 인수 등 해외네트워크도 확충했다. 

아울러 농협금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77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농협금융의 연간 목표를 조기 달성한 것이다. 이렇듯 농협금융은 지난해 다양한 신사업 출시와 더불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회장이 체질 개선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이번 신년사에서 찾을 수 있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농협금융 내부상황 또한 재무 및 자본구조, 경영효율성 측면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고 미래에 대한 준비도 미흡한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좋은 성과도 2007년 1조 클럽 이후 11년 만에 이전 수준의 손익회복에 그쳤다는데 방점을 둬야 한다”며 “경쟁사가 당시 아픔을 딛고 퀀텀점프 한 점을 감안하면 우리에게는 잃어버린 11년인 셈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사와의 실적 격차 줄일 수 있을까

현재 농협금융은 다른 금융지주들과 비교해 실적에 있어 사실상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KB금융은 2조8688억원, 신한금융은 2조643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1조9034억원, 하나금융은 1조8921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금융지주들의 경우 농협금융(1조771억원)과 비교해 적게는 8000억원, 많게는 1조7000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물론 농협의 경우 다른 금융지주들과는 그 성격이 조금 다르다. 농협금융은 시장 플레이어로서 금융기관 본연의 의무 뿐만 아니라 범농협 수익센터로서 협동조합적 역할 및 농민들을 위한 사회적 역할까지 이행해야하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의 경우 매년 농협중앙회에  농업지원사업비를 납부하고 있다. 농업지원사업비는 농협금융이 농업인 지원을 위해 납부하는 것으로 지난 2017년에만 2674억원을 납부했다. 

올해 농협금융의 연간 순이익 목표는 1조5000억원이다. 농업지원사업비를 포함한 금액은 1조8000억원이다. 문제는 농협금융이 해당 목표를 조기달성해도 다른 금융지주들의 실적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이란 점이다. 다만 올해 강도높은 체질 개선을 통해 다음을 노릴 순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3대 금융그룹이고 4대금융그룹이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농업금융을 하고 있어 그런 부분에서 수익을 내기 힘들다. 다른 은행과 비교하는 것은 이제 안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은 사실상 인건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업종”이라며 “농협금융의 경우 그동안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조직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할 경우 상당한 실적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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