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편지 작성…“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공민”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오른쪽)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정은 신년사로 본 2019년 한반도 정세 분석과 전망'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오른쪽)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정은 신년사로 본 2019년 한반도 정세 분석과 전망’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제3국가로 망명을 희망하면서 잠적 중인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 이탈리아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에게 대한민국으로 망명할 것을 강력히 호소하는 공개편지를 썼다.

태 전 공사는 5일 자신의 블로그에 ‘조성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직접 연락할 방도가 없어 자주 열람하던 나의 블로그에 장편의 편지를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조 대사대리를 ‘나의 친구’라고 칭하며 “자네 가족이 이탈리아에서 잠적했다는 보도가 나온 날부터 우리 가족은 아침에 일어나면 인터넷에 들어가 자네 가족 소식부터 알아본다”며 “애들도 ‘성길 아저씨네 가족이 서울로 오면 좋겠다’고 한다”고 썼다.

이어 “오늘 아침 보도를 보니 자네가 미국 망명을 타진하고 있다니 이게 웬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그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우리가 배운 애국주의에는 우리 민족의 미래나 번영은 없고 오직 김씨 가문을 위한 총폭탄 정신뿐이었다”라며 “우리가 진정으로 생각해야 할 민족의 운명, 민족의 번영은 어느 쪽에 있는가를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대한민국으로의 망명을 제안했다.

또 “한국에 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민주화되고 경제적으로도 발전했다”면서 “한국은 지상천국은 아니지만 나나 자네가 이루려던 바를 이룰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북한 외교관으로서 나나 자네가 남은 여생에 할 일이란 빨리 나라를 통일시켜 통일된 강토를 우리 자식들에게 넘겨 주는 것“이라며 ”서울에서 나와 함께 의기투합하여 우리가 몸 담구었던 북한의 기득권층을 무너뜨리고 이 나라를 통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조 대사대리의 신변안전도 보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한국으로 오면 신변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한국에 오면 정부에서 철저한 신변경호를 보장해 줄 것이며 직업도 바라는 곳으로 해결 될 것”이라고 썼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 ‘한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 도서로 이루어졌다’고 되어 있고 이 말은 북한 전체 주민들이 다 한국 주민들이라는 뜻”이라며 “이제라도 이탈리아당국에 ‘나는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 공민이다, 나의 조국인 대한민국으로 가겠다’라고 말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민족의 한 구성원이며 북한 외교관이였던 나나 자네에게 있어 한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며 서울에서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조 대사대리는 미국 망명을 원하고 있으며, 현재 이탈리아 정보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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