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라오스 사태 조기 진화로 논란 불식…LG 구광모 회장 승계 속전속결 눈길, 상속세·탈세 의혹도 불식

최태원 SK회장(왼쪽)과 구광모 LG회장. / 사진=SK, LG

올 한해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을 하나씩 놓고 보면 모두가 적어도 하나씩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다만 SKLG가 삼성현대차와 다른 점은 논란이 될 만한 상황을 겪었지만 매끄럽게 잘 마무리 짓고 넘어갔다는 점이다.

 

SK그룹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가장 평탄한 행보를 걷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4대 그룹 인사는 이번 정권 들어 별 탈 없이 돌아가는 SK를 보면 솔직히 조금 부럽다고 말했다. 그만큼 과거엔 총수 구속 까지 경험했던 SK가 비교적 큰 탈 없는 시절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허나 이 같이 평온한 시절을 보내던 SK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주의 한 수력발전용 댐의 보조댐이 무너져 50의 물이 6개 마을을 덮쳐 수백명이 죽거나 실종된 참사가 일어났다. 해당 댐건설은 SK건설이 가장 큰 사업지분으로 컨소시업으로 참여했던 사업이다.

 

사고가 터진 초창기만 해도 SK그룹이 이 위기를 어떻게 이겨낼지 관심이 모였다. 천문학적 보상액이 예상되는 것은 둘째 치고 잘못하면 라오스와의 외교문제로까지 불거질만한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사고 직후 라오스 대사관에 112억원을 기탁하며 사태 조기 진화에 나섰다.

 

SK는 라오스댐 참사 위기도 별 탈 없이 넘어가게 됐다. 지난 11월 통룬 시술릿 총리는 싱가포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라오스댐 붕괴 사태와 관련, “SK건설 측에서 여러모로 도와준 데 대해서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갖가지 해석이 나오지만 외교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선하기로 유명한 라오스 국민들의 국민성도 뒷받침을 한 결과라고 평한다.

 

LG그룹은 올해 대기업들의 가장 골치 아프고 어려운 오너일가 승계 작업을 별 탈 없이 매끄럽게 끝냈다. 지난 5월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별세한 이후 구광모 당시 LG전자 상무는 약 1달 만에 LG그룹 총수자리에 올랐다. 이는 LG그룹의 장자 상속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이 같은 경영승계는 한국사회에서 늘 논란이 되는 문제인데, LG는 별 논란 없이 이 작업을 속전속결로 끝냈다. 아직도 많은 대기업들이 어떻게 승계를 해야할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다.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상속세는 향후 5년 동안 분할납부로 차근차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탈 없던 상속작업 역시 LG그룹의 이미지가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아직 승계 작업을 마치지 못한 한 대기업 인사는 전혀 숨김없이 진행하면서도 논란이 안 된 LG의 승계 작업을 보면 정말 기업의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한다고 전했다.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검찰 수사도 LG는 거뜬히 넘겼다. 지난 5월 검찰은 LG총수일가 탈세의혹과 관련 LG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특수 관계인인 총수일가는 서로 주식을 거래할 때 일반인보다 세금을 더 내야 하는데 일반인이 거래한 것처럼 해 탈세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그런데 검찰은 증거부족을 이유로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인물들을 약식기소했고 덕분에 관련 인물들은 벌금형으로 해당 사건을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됐다. 한 사정기관 인사는 “LG 탈세의혹 건은 처음 시작 때엔 총수일가가 껴 있어 주목됐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작아졌던 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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