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이 전 사령관 변호인 유서 공개… “5년 전 일을 사찰로 단죄, 안타깝다” 토로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의 법률 대리인인 임천영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 전 사령관의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투신해 숨진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의 유서가 공개됐다.

이 전 사령관의 법률 대리인인 임천영 변호사는 8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 앞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사령관의 유서 내용을 공개했다.

유서에서 이 전 사령관은 “세월호 사고 시 기무사와 기무 부대원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면서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그때 일을 사찰로 단죄한다니 정말 안타깝다”고 적었다.

이어 “지금까지 살아오며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았지만 전역 이후 복잡한 정치 상황과 얽혀 제대로 되는 일을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면서 “지금 모처럼 여러 비즈니스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즈음에 이런 일이 발생해 여러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또 “검찰 측에도 미안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 군 검찰 및 재판부에 간곡하게 부탁한다”고도 밝혔다.

이 전 사령관은 마지막으로 “가족, 친지, 그리고 나를 그동안 성원해 준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며 용서를 구한다. 군을 사랑했던 선후배 동료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고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사랑하는 가족들도 더욱 힘내서 열심히 살아가길 바란다. 60평생 잘 살다 간다”고 썼다.

임 변호사는 이 전 사령관이 그간 검찰 수사가 자신의 주변 사람으로까지 확대될까봐 걱정해왔다고 전했다.

이 전 사령관은 7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오피스텔 13층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이 전 사령관은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기무사에 세월호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세월호 유족의 동향을 사찰토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 왔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이 전 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3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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