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비용 및 인건비 모두 감소…디지털화에 따른 효율성↑

우리은행 본사에 걸린 은행 깃발. / 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이 비용 절감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판매관리비가 4대 금융권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 은행권의 수익 증가율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마다 인건비 등 비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비용 관리에 적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판관비는 2조386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9% 감소했다. 특히 인건비가 1조4570억원으로 17.3% 크게 줄었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국내 대표 은행들의 판매관리비는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경우 3분기 누적 판관비는 2조4926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2조92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 늘었다. KEB하나은행의 판관비는 2조154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우리은행이 판관비가 줄어든 요인으로는 명예퇴직비와 일반인건비 감소를 들 수 있다. 우리은행의 명예퇴직비는 2017년 3분기에 3040억원이 발생했고 올해는 210억원이 발생하며 93.1% 줄었다. 이에 전체적인 판관비가 감소할 수 있었다.

특히 명예퇴직비를 제외한 일반인건비도 올해 3분기 1조4360억원이 발생, 전년 3분기보다 1.5% 줄이는 데 성공했다.

우리은행의 인원 현황을 보면 올해 3분기 현재 1만4793명이 근무 중이다. 전년 3분기보다 37명 감소했다. 반면 점포는 올해 3분기 878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개 증가했다.

이에 우리은행의 판관비 가운데 물건비는 679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 증가했고 감가상각비는 1580억원으로 12.9% 늘었다. 다만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점포가 2000년 들어선 이후 꾸준히 늘다가 2008년 이후 줄기 시작하며 지금은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3분기 점포 및 인원 현황, 판매관리비용률 그래프. / 사진=우리은행
다만 우리은행의 판매관리비용률은 2015년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올해 3분기 47.2%를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포인트 줄었다. 2015년엔 56.3%, 2016년 56.1%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용률은 은행의 판매관리비용​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친 전체 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의 비용관리와 조직 효율성을 나타낸다. 


한편 국내 3대 금융지주의 판관비를 보면 KB금융지주의 판관비는 4조7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7.3% 늘었다. 종업원급여가 6% 증가했고 물건비가 10.2% 늘었다. 신한금융지주의 판관비는 3조302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4% 증가했다. 종업원관련비용이 1.4% 증가했고 광고선전비 등 기타일반관리비가 4.8% 늘었다.

하나금융지주의 판관비도 2조871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 늘었다. 인건비가 2.5% 늘었고 퇴직급여가 41.1% 증가했다. 반면 물건비는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서비스의 비대면화, 디지털화로 앞으로 판관비 효율화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은행의 비용 절감이 빠른 것도 그런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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