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학문 연구위원 “개성공단 활용한 남북 과학기술 교류협력 활성화 가능”

지난 9월 27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집권 후 과학 기술을 중시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남북 경협이 본격화 될 경우 개성공단에서 제조업 뿐 아니라 과학 기술 분야의 경협도 주목 받고 있다.

변학문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연구위원이 지난 12일 발표한 ‘개성공단을 활용한 남북 과학기술 교류협력 방안’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후 일관되게 ‘과학기술 발전에 기초한 경제 강국 건설과 사회주의 강국 완성’을 추진했다.

김정은 정권은 2016년 5월 7차 당 대회에서 과학기술 강국을 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사회주의 강국 완성을 위한 경제 강국 건설을 위해 과학기술 강국을 먼저 달성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북한은 생산현장의 기술혁신 활성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공장, 기업소, 농장의 혁신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과학기술 전시회를 수시로 열어 우수 혁신 사례와 기술제품을 발굴해 시상한다.

북한은 2017년 이후 과학기술 예산 비중도 늘렸다. 북한은 2017년 국가 예산을 전년보다 5.4% 증가시키면서 과학기술 예산은 8.5% 늘렸다. 2018년에도 국가 예산 증가율은 5.1%, 과학기술 예산 중가율은 7.3%였다.

변학문 위원은 북한의 과학기술 중시 정책에 따라 남북 간 과학기술 교류협력에 북한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더 이상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의 제공자 역할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변 위원은 “북한은 과학기술에 기초해 경제 발전 속도를 높이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과학기술 중시 정책을 20년 동안 지속했다. 2018년 들어서 병진노선을 끝내고 경제 건설에 총력 집중을 결정하면서 경제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 중시 기조를 더욱 강화했다”며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자원과 노동력 결합이 남북 협력의 주된 방식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변 위원은 개성공단을 활용한 남북 과학기술 교류협력 활성화 가능성을 밝혔다.

변 위원은 “개성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설치, 운영되고 있는 남북 교류협력의 핵심 거점이다”며 “발전 단계별로 남북 당국 간, 연구기관 간 긴밀한 대화와 협력이 필수인 과학기술 교류협력도 개성에서 진행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변학문 위원은 개성공단에 경쟁력이 확인된 북한 기술을 시범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공단 시설에 북한산 태양광 패널 설치·운용, 개성공단을 가로지르는 삼봉천 오염 방지에 북한 기술 이용, 북한의 폐열 회수 기술 도입, 북한 기술을 이용한 시범 온실 운영, 북한의 안면인식 보안 장치를 공단 일부 시설에 시범 설치 등을 꼽았다.

변 위원은 “북한의 국토환경보호성 산하 환경과학기술연구원이 개발해 강·하천 수질 감시에 도입한 부유물질 측정기를 개성공단 내 설치할 수 있다”며 “김일성 연구진이 개발한 안면인식기술은 미국 상무성 산하 NIST(미국표준기술연구소)가 2017년 6월 진행한 ‘제1회 얼굴인식상챌린지’에서 16개국 중 6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변학문 위원은 “중장기적으로 개성공업지구 산업 고도화를 본격 추진해야 한다. 공단 부지 일부를 북한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첨단산업 유치구역으로 설정해야 한다”며 “검증을 거친 북한 기술에 기반을 둔 기술기업을 설립,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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