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신문 인터뷰…"언제 전쟁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천 전 총통은 이날 대만 남부 가오슝 시내에서 진행한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최근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를 맺는 국가들이 속출하는데 대해 “(중국은) 국제 사회에서 대만의 존재감을 말살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대만을 합병하기 위해 언제 무력행사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분석하며 이같이 밝혔다.
자신과 같은 민주진보당 소속 차이잉원 현 총통이 대중 관계에서 견지하고 있는 ‘현상 유지’ 정책에 대해서는 “수세적인 자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비판한 뒤 “우리는 무력이 아닌 민주적인 방법으로 대항할 수 밖에 없다”며 주민투표를 제안했다.
이어 “‘중국의 일부가 되고싶지 않다’는 대만의 민의를 숫자로 명확히 나타내 국제 사회를 이해시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미중무역전쟁이 심화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에 접근해 국제 사회에서 대만의 존재를 높일 기회”라면서도 “대만은 미국에게 있어 ‘대중 카드’에 불과하다는 자각도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에 과도한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마잉주 전 정권에 대해서는 “중국에 거의 무조건적으로 문을 열었다”며 “이것은 중국의 대만에 대한 침식을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015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마잉주 전 총통의 사상 첫 양안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마잉주 개인의 업적쌓기에 불과하다”며 “대만에게 어떤 좋은 점도 없었다”고 평가 절하했다.
자신에 대한 부패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불합리한 이유로 투옥 된 것은 매우 괴롭지만, 대만의 민주화를 위해 짊어 져야없는 십자가”라고 말했다.
천 전 총통은 대만 역사상 최초의 민진당 출신 총통이다. 2000년 10대 총통에 취임한 뒤 2004년 재선에 성공했다. 재임 당시 기존의 국민당이 주창했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반대했고 ‘대만 독립’을 주장했다. 2008년 퇴임 이후엔 뇌물수수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징역 19년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건강상의 이유로 가석방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