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가격, 시가에 경영 프리미엄 더한 2조3000억원 선…리딩금융 자리 되찾을 전망
신한금융지주가 오는 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오렌지라이프(Orange Life)’로 사명을 바꾼 ING 생명의 인수를 확정 짓는다.
이사회에서는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인수하는 안건이 결의될 예정이다. 해당 안이 의결되면 신한금융과 MBK파트너스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게 된다.
인수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 15%를 더한 2조3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당 약 4만7000원으로 책정됐다. 3일 종가 기준 인수 지분의 시가가 1조69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6100억원 정도 붙은 셈이다. 당초 예상 인수 가격이었던 2조~2조4000억원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신한금융은 비(非)은행 부문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검토해왔다. KB금융이 굵직한 M&A를 통해 리딩금융 자리를 가져간 만큼, 신한도 인수합병으로 리딩금융 자리륻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으면 신한은 영업이익과 자산 모두 KB를 넘을 수 있게 된다.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조7960억원으로 KB금융(1조9150억원)에 다소 밀렸는데, 상반기 1836억원의 순이익을 낸 오렌지라이프가 가세하면 리딩금융 자리를 다시 바라볼 수 있다.
자산 규모도 6월 말 기준 신한금융 자산 453조2820억원에 오렌지라이프의 자산 31조5375억원을 더하면 현재 자산 규모 1위인 KB금융(463조3374억원)보다 커진다.
보험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6월 말 기준 ING생명의 자산규모는 31조4554억원으로, 29조7254억원 규모의 신한생명과 합병할 경우 생보업계 5위인 미래에셋생명(35조4716억원)을 가뿐히 제친 뒤 4위 농협생명(63조7030억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한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창립기념식에서 ‘원 신한(One Shinhan·하나의 신한)’을 언급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