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예탁결제원 집중예탁의무…수수료 무료 불가능

미국 최대 리테일 브랜드 JP모건체이스가 온라인 주식거래 무료 서비스를 개시하기로 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수수료 무료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은 수수료 부담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전망이다 / 사진=연합뉴스

미국 최대 리테일 브랜드 JP모건체이스가 온라인 주식거래 무료 서비스를 개시하기로 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수수료 무료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 강세로 국내에서도 미국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는 투자자들이 증가한 상황이지만 당분간 국내 투자자들은 수수료 부담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전망이다. 

 

JP모건체이스는 다음주부터 자사 고객 모두에게 연간 100차례까지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무료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자사 무료주식매매 어플리케이션 'You Invest'를 이용한 거래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으로 가입 첫해에는 누구나 100회의 무료 매매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년도부터는 계좌 잔고를 1만5000달러 이상 유지할 경우 무료 서비스가 계속 제공되며 잔고가 10만달러를 넘을 경우 거래횟수에 제한 없이 무료로 거래할 수 있다. 

 

미국 증시에서는 JP모건체이스의 이 같은 결정은 시장 분위기 변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도 TD아메리트레이드, 슈와브, E트레이드 등이 거래수수료를 낮추면서 거래수수료 수입이 축소되고 있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역시 계좌잔고 기준을 넘기면 월 30번의 무료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실상 거래수수료 무료 추세가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JP모건체이스마저…무료 거래 서비스, '대세'

 

미국 내에서 JP모건체이스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는 6000만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주식거래를 하기 어려운 미성년자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시장 거래자의 절반 가량이 JP모건체이스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이번 서비스를 위해 계좌 개설시 의무적인 잔고 유지 및 입금 의무가 없어 이용자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JP모건체이스 관계자는 현지 언론인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일반투자자들은 연간 100회 이상의 트레이딩이 필요하지 않다"며 "100회를 넘더라도 트레이드당 비용은 2.95달러로 경쟁사에 비해 낮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에서 무료 거래 서비스 바람이 불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미국 증시만 홀로 강세를 시현하면서 해외 주식 직접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도 급증해서다. 

 

다만 미국 영주권자거나 현지 거주중인 경우가 아니라면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을 무료로 거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JP모건체이스에 앞서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무료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에서 주목받은 로빈후드의 경우 가입 단계에서 미국내 주소와 사회보장번호(Social Security Number) 등을 요구한다. 

 

◇해외 주식거래시 예탁결제원 집중 예탁…국내 증권사 손해 없이 무료 서비스 불가능

 

국내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매매 거래시 통상 0.2~0.5%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대신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이 이벤트 형식으로 일정 기간 수수료 부과를 면제하고 있지만 이 기간이 끝나면 0.25% 가량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증권사들은 국내 주식거래수수료가 사실상 무료가 된 상황에서 해외 주식거래수수료도 같은 환경에 놓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에서는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거래할 경우  따라 예탁결제원을 통하도록 하고 있다. 해외 금융사고 발생시 투자자보호 창구 단일화를 위해 예탁결제원을 집중예탁의무 기관으로 지정하고 있어서인데 예탁결제원에 내야하는 수수료가 정해져 있어 증권사가 손해 보지 않는 이상 무료가 불가능한 셈이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에서 이벤트성으로 해외주식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증권사에서 예탁결제원 수수료를 대신 내는 것이라고 봐야할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건당 수수료는 4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국내 증권사들의 수수료 하한선이 이보다 낮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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