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협상력 강화 카드…주한미군 감축 요구 강화 우려" 분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북한의 한국전쟁 종전선언 요구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워싱턴포스트(WP)15(현지시간) ‘왜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았나, 그리고 어째서 지금 종전이 가능한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신중한 이유를 분석했다.

 

주요 내용은 이렇다.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관련한 미국의 메시지는 혼재돼있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전쟁이 끝날 것이라며 항구적 평화구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으며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표현이 담겨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비핵화 이후에야 종전선언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이 종전선언에 신중한 것은 북한이 종전선언을 원하는 이유와 상당 부분 겹친다. 종전선언이 의미있는 법적 무게를 지니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서 상징적으로 인정하고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요구를 강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또 종전선언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항복문서로 비쳐질 수도 있다. 이는 미국 측이 최대 압박접근법에 힘입은 명백한 승리로 규정하기 어렵게 할 것이다.

 

종전선언이 너무 약하면 북한은 미국의 후임 정권에 의해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에 이를 거절할 수 있다. 반면 종전선언이 너무 강하면 미국이 협상 초기에 가장 강력한 카드 중의 하나를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WP비핵화 진전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미국으로서는 논의의 속도를 높일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특히 오는 9월 북한이 외교무대에 나서면서 결단이 곧 다가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다음 달 18일 열리는 유엔 총회 참석을 앞두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 볼 때 종전선언은 정권 합법화에 도움이 되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승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평가다.

 

WP는 남북 정상이 지난 4·27 회담에서 종전선언과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소개하며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이 함께 종전을 선언하는 것으로 이 과정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이는 상징성이 크면서도 정전협정을 완전한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에 비해 법적 장애가 적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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