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여객 실적 전년比 14만명 소폭 감소 그쳐…6월 이후 유류비 상승‧환율 변동에 오너리스크 가중돼 영업실적 타격 분석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한진그룹 자회사 대한항공이 오너 갑질논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실제 여객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이 독점 장거리 노선을 다수 보유한 데다, 몇 개월 전부터 미리 표를 예매하는 항공운송시장 특수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대한항공 직원들이 오너 퇴진을 외치는 이유도 대한항공 실적이 견고한 이상 똑같은 갑질이 되풀이될 거란 불안감에 기인한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만 6월 이후부터는 유가 및 환율 상승, 오너리스크 증가 등으로 실적이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8일 한국공항공사의 항공사별 통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총 154132명의 여객을 실어 날라 지난해 같은 기간 1683079명과 비교해 여객 실적이 14만명가량 줄었다. 올해 들어 항공운송시장이 급성장하는 점을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실적은 아니다. 그러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오너가() 전체가 흔들리는 것을 고려하면 양호한 성적이란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한 항공업계 종사자는 대한한공 갑질 사태가 일어난 이후 얼마 만큼 반사이익이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실제로 가시적인 반사효과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대한항공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국적사고, 보유 노선도 많기 때문에 예매를 취소하고 다른 항공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 직원들이 오너 퇴진을 강력이 요구하는 것도 이 같은 항공운송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1412월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땅콩회항사건을 일으켰을 때도 국제선 여객 실적은 다소 하락했지만, 국제선 여객은 큰 변동이 없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장거리 노선이 많고, 대한항공을 자주 이용하던 승객들이 항공 마일리지 탓에 다른 항공사로 갈아타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지난 2014땅콩회항에 이어 올해 물벼락 갑질사건이 연달아 터진 배경에는 대한항공의 견고한 여객 실적이 자리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 직원들은 오너가 물러서고 전문 경영인 체제가 도입되지 않는 이상 똑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는 오너 갑질 논란에 더해 유가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 등이 맞물려 앞으로의 영업실적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다음달 국제선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516~6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배럴당 89.63달러, 갤런당 213.40센트로, 전년 동월 59.98달러, 갤런당 142.82센트와 비교해 대략 50%나 뛰었다. 유류비가 항공사 영업이익의 약 20~30%를 차지하는 만큼, 고유가는 대한항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기조가 계속되고 당초 예상보다 환율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2분기 영업이익 실적은 시장 전망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오너 갑질 논란은 현재 여객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 않고, 앞으로도 눈에 보일 정도의 악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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