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원작과 다른 독자 노선으로…소과금 유저들도 배려해야

이미지=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리니지M’이 출시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6월 21일 출시된 리니지M은 전례 없는 흥행을 기록하며, 국내 모바일게임 역사를 새로 쓴 게임이다. 최근에는 원작 ‘리니지’와는 다른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밝히며, 신규 직업 ‘총사’를 추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도한 과금 시스템, 아인하사드 문제 등 유저들의 불만 사항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리니지M은 PC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리니지는 엔씨의 대표 게임이자, 국내 역할수행게임(RPG)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이러한 리니지를 기반으로 제작된 리니지M 역시 출시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리니지M은 출시 전 사전예약자 500만 명을 모집했으며, 출시 첫 날 매출 107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출시 이후 지금까지 모바일게임 최고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리니지M이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엔씨는 리니지M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조758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엔씨는 최근 1주년을 앞두고 기자간담회 개최 및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기자간담회에서 김택진 엔씨 대표는 “리니지를 벗어나 리니지M만의 오리지널리티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려고 한다”며 리니지M만의 독자적인 콘텐츠 도입을 예고했다. 이에 얼마전 진행된 대규모 업데이트에서는 원작에는 없던 리니지M만의 고유 직업인 총사가 추가됐다. 엔씨는 향후 리니지M의 그래픽을 풀HD급으로 전면 개편할 계획이며, 리니지의 대표 콘텐츠인 ‘드래곤 레이드’도 추가할 예정이다.

여러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리니지M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경쟁작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리니지M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엔씨가 유저들의 불만 사항에 대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엔씨는 국내 모바일게임 가운데 가장 많은 과금이 필요한 게임 중 하나다. 현금 10만~20만원 정도 투자해서는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 심지어 레벨업을 하기 위해서도 과금이 필요하다.

레벨업에 필수로 요구되는 ‘아인하사드의 축복’이라는 아이템의 경우, 출시 초기부터 유저들의 질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엔씨는 몇몇 이벤트를 통해 무료로 아인하사드 제공을 늘렸을 뿐,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해 왔다. 아울러 고급 아이템을 얻기 위해선, 과금이 필수로 요구된다. 이마저도 확률에 따라 나오는 방식이라, 원하는 아이템을 얻는 것이 쉽지 않다. 이미 소과금 유저들 상당수는 리니지M을 떠난 상황이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매출 대부분이 상위 10% 유저들에게서 나온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업데이트 방향을 상위 유저들에게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소과금 유저들의 입장도 어느정도 반영해야만 한다. 사실상 지금의 리니지M은 고과금 유저들만을 위한 게임이다. 특히 최근 리니지M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와 관련해, 많은 질문들이 나왔지만 엔씨측은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엔씨는 리니지M을 오래가는 장수게임으로 만들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업데이트 방향으로는 5년, 10년 뒤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남아있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 자신들의 철학을 관철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저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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