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결과 따라 금융지주 위상 변화 불가피…매물 많은 보험사 인수경쟁 뜨거울 듯

 

 

1금융계열 M&A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이미지 = 김태길 디자이너


보험 등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M&A(기업인수·합병) 시장이 달아오를 조짐이다. 신한·KB금융지주 등이 M&A 시장에서 이미 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은행도 내년 지주사 전환과 함께 인수전에 본격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떤 매물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금융지주의 위상이 한 순간에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지주들은 M&A 경쟁에 사활을 걸고 나설 수 밖에 없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리딩금융자리를 노리는 금융지주사들 수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고 지난해 리딩금융지주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 M&A 전략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만큼 금융지주사의 위상과 CEO에 대한 평가가 M&A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EO들은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이미 공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내정자 때부터 M&A에 나설 뜻을 밝혔고 이를 비롯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취임 간담회에서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연초 금융 신년인사회에서 M&A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들이 인수 대상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2금융권은 보험사만 따지더라도 매물로 나온 곳이 5곳에 이른다여기에 자산운용사 등이 더해지면 매물로 나온 금융기관은 더 늘어난다.​ 매물이 많은 만큼 수싸움도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잠재적 매수자로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내년에 예고된 지주사 전환과 관련, M&A 시장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지주사가 아니기 때문에 불리했던 경쟁력을 지주사 전환을 통해 끌어올리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다. 동시에 비은행 계열을 강화하기 위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M&A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실탄도 넉넉해진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은행법상 자회사 출자한도 20%에 걸려 인수합병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지난 1분기말 기준 우리은행 추가 출자여력은 7000억원 수준이다. 자기자본은 205400억원으로 총 출자한도는 4조원이지만 이중 33000억원을 이미 출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순간 이 수치는 130%로 늘어난다. 현재 205400억원 자본 규모를 유지한다면 130%267020억원의 출자가 가능하다. 추가로 6~7조원 수준의 출자를 비은행 계열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우리은행은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매물로 나왔거나 앞으로 나올 보험사도 눈여겨 보고 있다.

 

KB, 신한에 이어 우리은행까지 매수 시장에 뛰어들 전망인 가운데 보험업계는 이미 여러 보험사가 매물로 나왔다. ING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MG손해보험, KDB생명 등이다. 이중 동양생명과 ING생명처럼 자산규모 30조원 이상의 대어도 눈에 띈다.

 

규모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보험사는 ING생명이다. ING생명은 동양생명과 비슷한 규모로 지난해 기준 총 자산 314550억원이다. 이미 신한, KB, 하나금융 등의 구애를 받은 바 있다. 다만 ING생명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3조원 이상의 높은 가격을 원하고 있어 매각 과정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중국 안방보험 해외 자산 매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동양생명도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302737억원으로 규모가 큰 편이다

 

KDB생명과 MG손해보험도 매물로 나온 보험사다. 다만 이들 보험사는 자본여력 때문에 한계가 지적된다.MG손해보험은 지급여력(RBC) 비율 100%를 맞추지 못해 금융위원회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 다음달 말까지 경영개선 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매각 보다는 자본 확충에 더 신경써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KDB생명은 지난해말 기준 RBC 비율 108%로 업계 최하위를 맴돌았다. 최근 들어 2억달러 규모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하는 등 등 자본 확충을 추진하고 있어 자본여력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KDB생명에 대해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앞으로 2년간 매각하지 않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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