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비슷한 UI와 게임진행 방식…모험하기 어려운 게임업계 현실도 개선돼야

최근 출시되는 모바일게임 대다수는 RPG 장르다. 게임사들이 RPG 장르 출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쉽게 말해서 RPG가 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니지M’을 비롯, 2위인 ‘검은사막 모바일’, 3위인 ‘리니지2 레볼루션’ 모두 RPG 장르다.
 

문제는 특정 장르가 인기를 끌다보니, 이른바 ‘복붙’ 게임이 넘쳐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복붙 게임이란, 복사 붙여넣기 하듯 차별성 없이 다른 게임을 따라한 게임들을 의미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최근 게임시장을 살펴보면, 모방을 통한 창조보다는 단순 복붙에 그치는 게임들이 많아 보인다. 특히 유저인터페이스(UI)나 게임진행 방식의 경우, 캐릭터 외형만 다를뿐 사실상 거의 동일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게임업계가 최근 지적재산권(IP)에 집중하는 이유 역시 장르적 차별성을 갖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업계도 할 말은 있다. 한 모바일게임 개발자는 “게임사들이 그동안 다양한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대부분 실패했다. 결국 이미 성공한 장르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들의 경우, 다양한 시도를 할 수있는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중소 개발사의 경우, 게임 실패가 곧 부도로 이어진다”며 “대다수 개발자들은 다양한 시도를 하길 원한다. 그러나 이를 실행에 옮기기란 쉽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게임시장의 경우, 일부 인기 게임에 대한 쏠림 현상이 상당히 심한 편이다. 출시 초반 인기를 끌지 못하면, 바로 유저들에게 잊혀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인기 장르와 다른 방식의 게임을 출시한다는 것은 게임사에게 있어 엄청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개발비가 많이 드는 PC 온라인게임의 경우, 몇몇 대형 게임사들을 제외하곤 개발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이 원하는 것은 다양성이다. 게임사들 역시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게임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출시 직후부터 지금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나 지난해부터 전 세계에 흥행 돌풍을 일으킨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처음부터 인기 장르였던 것은 아니다. 개발사가 새로운 장르에 도전, 이를 흥행시킨 게임들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게임시장의 트렌드 변화는 그 어느 업계보다도 빠르다. 즉 인기 게임을 따라가는 전략으로는 업계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 특히 중소 게임사 입장에서는 같은 장르의 게임으로, 대형 게임사들의 물량공세를 이겨내기가 사실상 불가능 하다.

이제는 복붙게임 출시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공한 게임을 따라가기 보다는 세상에 없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오히려 대다수 게임사들이 비슷비슷한 게임을 출시하고 있는 지금의 게임시장이야 말로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다. 혹자는 게임 개발을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힘든 길이라고 포기한다면, 향후 국내 게임시장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 게임사들의 무서운 성장으로 기술력은 따라잡힌 지 오래다”며 “결국 남은 것은 기획력이다. 다양성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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