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두바이’ 도시계획 추진 일환으로…“한국 스타트업 기술 살펴볼 예정”

왼쪽부터 무하마드 사디 두바이 경제개발센터 전략 분야 대표, 사이드 알 하리 두바이 경찰본부 사이버범죄 총괄책임자, 마완 알자로니 두바이 복합상품거래소(DMCC) 대표./ 사진=박현영 시사저널e 기자, 편집=조현경 디자이너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정부가 오는 6월 마지막주 한국을 방문해 블록체인을 비롯한 제4차산업혁명 신기술 협업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하마드 사디(Mohammed Shael Al Saadi) 두바이 경제개발센터 전략 분야(Strategic Affairs at Department of Economic Development) 대표, 마완 알자로니(Marwan Alzarouni) 두바이 복합상품거래소(Dubai Multi Commodities Centre‧DMCC) 대표, 사이드 알 하리(Saeed M. Al Hairi) 두바이 경찰본부 사이버범죄 총괄책임자 등 두바이 주요 정부인사들은 16일 시사저널e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오는 6월 말 한국을 방문해 ‘스마트 두바이(Smart Dubai)’ 도시계획을 위한 신기술 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디 대표, 알자로니 대표, 알 하리 총괄책임자는 두바이 정부에서 블록체인 관련 정책을 제안하는 블록체인 전문가다. 두바이는 스마트 두바이 도시계획 중 하나로 2020년까지 모든 정부 거래를 블록체인 상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두바이 정부는 도시계획 추진에 있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 세계 여러 국가와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알자로니 대표는 “두바이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 굉장히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자체가 신기술이다. 때문에 두바이 정부 역시 다양한 시범 사업부터 시도하고 있다”며 “이미 선언한 블록체인 전략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 다른 국가의 기업들로부터 기술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두바이 정부 인사들은 협업을 추진할 국가 중 하나로 한국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디 대표는 “한국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한국 문화는 암호화폐에 대해 긍정적이다”라며 “한국은 암호화폐 거래량이 높은 만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고, 그만큼 획기적인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인 협업 방식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예산 책정이 덜 된 탓이다. 하지만 정부 인사들은 각 국가의 블록체인 적용 사례를 비교하고 배울 점을 습득하는 방식이 주를 이룰 것이라 설명했다. 

 

사디 대표는 “한국에서도, 두바이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 두바이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교육, 헬스케어다”라며 “한국 기업들이 교육이나 헬스케어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접목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두바이 정부 인사들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두바이 정부와의 기술 협업에 적극 참여하길 바라기도 했다. 또 협업을 잘할 수 있는 법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사디 대표는 “한국 블록체인 스타트업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상품이나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것보다, 두바이 정부가 발표한 두바이 블록체인 전략을 살펴보고 전략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제안을 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예를 들어 해외 스타트업들이 두바이를 방문해 블록체인이 적용된 지급 결제 시스템을 홍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시스템은 두바이에 충분히 있다. 하지만 두바이가 여러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면서 각각의 블록체인을 자연스럽게 이을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없다. 이런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바이 정부 인사들은 한국 정부를 비롯한 세계 여러 정부들이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점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알 하리 총괄책임자는 “관련 규제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면 정부는 항상 긴장한다”면서 “특히 사기 등의 범죄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암호화폐 거래, ICO에 대해선 부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자로니 대표는 암호화폐로 인한 논란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암호화폐를 화폐가 아닌 상품으로 취급하는 방법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사디 대표는 “암호화폐 역시 상품처럼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상품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DMCC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화폐로 보지 않고 금과 같은 투자 상품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면허를 발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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