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스타트업 성장 비결 발표…“투자전략은 선택과 집중”

28일 시사저널이코노미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스타트업 포럼 2018'에서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 사진=노성윤 PD

“한국에서는 바로 글로벌 시장으로 가야할 속성들을 갖추고 있어야 유니콘으로 거듭날 수 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국내 스타트업 종사자들을 향해 꺼낸 조언의 핵심이다. 박 대표는 28일 시사저널이코노미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스타트업 포럼 2018’에 나와 아직 척박한 국내 스타트업 창업생태계를 걱정하면서 이에 대한 돌파구로 ‘글로벌 시장’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우리나라 경제는 실질적으로 1년에 2.6% 성장하고 있다. 향후 많은 유니콘이 새로운 경제주체로서 세계경제에서 활동하게 되는 게 (한국경제의) 숙제이자 방향”이라면서 “한국은 적극적이면서도 경험이 풍부한 창업인력과 글로벌 세트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수준 높은 소비자와 함께, 정부 창업의지도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투자와 회수까지, 시장은 크지 않지만 안정적인 창업 토대를 갖고 있다”며 “(성장을 위한) 한 라운드를 건너가려면 초기 기업도 충분한 자금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한 (산업) 섹터에서 경쟁하는 업체에 복수 투자하지는 않는다. 투자한 기업을 적극 지원해 해외로까지 나가게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투자 전략을 소개했다.

아직 한국 창업생태계 시장은 발아 단계다. 박 대표에 따르면 미국에는 300개 이상의 유니콘이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중국에도 158개의 유니콘이 탄생했다. ‘창업국가’의 대표선수인 인도도 30개 이상의 유니콘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5개 이하의 유니콘, 분석 기준에 따라 3개 정도의 스타트업 기업만 유니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박 대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건당 20억원 이상은 투자한다. 국내서는 빠른 속도로 자금이 고갈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소수의 기업을 초기에 골라낸다”면서 “핵심 기술역량, 비즈니스 모델, 글로벌 진출 가능성에 있어서 유망한 소수 기업들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국내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이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느냐가 핵심인 셈이다. M&A 시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한국서는 IPO(기업공개)가 핵심 타깃이 된다.

이날 박 대표가 사례로 든 기업들의 면면도 단연 돋보인다. 펄어비스의 경우 게임 ‘검은사막’의 성공 덕에 1조원으로 상장 돼 현재 3조원이 시장가치를 누리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펄어비스에 투자해 20배의 성과를 거뒀다. LB인베스트먼트는 방탄소년단(BTS)으로 유명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도 2번에 걸쳐 투자에 참여했다. BTS 열풍 덕에 1000억원 가까운 투자 수익을 기대한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또 박 대표는 스타일셰어의 경우 인력이 겨우 5명일 때 25억원 투자를 집행했다고도 공개했다. 그만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최근 1000억원대 가치로 성장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지속적인 투자, (벤처캐피털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글로벌 시장을 노린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국서 유니콘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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