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제작에 일부 플랫폼까지 연결돼 상호 보완…한류 시장서도 성과 가능

지난해 7월 8일 오후 서울 상암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SMTOWN LIVE 월드투어(SMTOWN LIVE WORLD TOUR VI in SEOUL)’이 화려하게 열리고 있다. / 사진=뉴스1

SM엔터테인먼트가 배우 매니지먼트 기업 키이스트와 드라마·예능 제작사 FNC애드컬쳐를 동시에 삼켰다. ‘엔터업계의 삼성전자’라는 조어도 등장했다. 매니지먼트와 제작에 일부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일종의 수직계열화를 이룬 터라 이런 조어가 마냥 허튼 소리도 아니다. 상호보완이 가능한 영역들이기 때문이다. ‘공룡 SM’의 시너지도 바로 여기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SM은 14일 금융당국 공시를 통해 키이스트 최고전략책임자인 배우 배용준 씨가 갖고 있던 주식 1945만5071주(25.12%)를 500억원에 취득하고 키이스트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SM 측은 “기존 사업부문과 함께 스타, 음악, MCN, UCG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플랫폼 사업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SM은 별개의 공시를 통해서 FNC애드컬쳐 주식 1348만3865주(30.51%)를 300억원에 취득했다고도 밝혔다. 이를 두고 SM은 “FNC애드컬쳐의 드라마, 방송제작 등을 더욱 발전시키고, 리테일, F&B, 패션, 레저 등을 포함한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비즈니스를 추진하기 위해서”라고 부연했다.

올해 50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SM에게 이번 투자의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업계 안팎에서는 IP(지적재산권) 비즈니스 극대화에서 그 노림수를 찾고 있다. 장민지 미디어평론가는 “SM은 꾸준히 콘텐츠 제작업에 욕심을 내왔다”면서 “그간 차근차근 투자를 늘려왔는데, 이미 구축한 아이돌 IP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콘텐츠 IP 시장에 더 공세적으로 진출해 전략적으로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돌 IP를 통한 비즈니스는 SM의 장기 중 하나다. 동방신기를 활용해 게임과 캐릭터, 상품, 의류, 액세서리, 잡화 등 아이돌 상품 시장을 키워 수익을 늘리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동방신기’를 기점 삼아 음반과 공연, 부가판권까지 아우를 수 있다. 다만 핵심 고리에 있는 아이돌이 부침을 겪으면 자연스레 실적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또 F&B와 패션, 화장품 등 새로 꾸린 사업이 아직 뚜렷한 매출 비중을 나타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드라마나 예능을 직접 제작하게 되면 또 다른 사업 간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SM은 이미 자회사 SM C&C를 통해 ‘키스먼저할까요’와 ‘질투의 화신’, ‘효리네민박’ 등 드라마와 예능을 제작하면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올해 SM C&C는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거라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여기다 SM 품에 안긴 FNC애드컬쳐는 ‘언니는 살아있다’ 등으로 차근차근 점유율을 확보해왔다. 더불어 SM은 최대 배우 매니지먼트사(키이스트)까지 품으면서 또 하나의 연결고리를 확보한 셈이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를 두고 “아티스트-크리에이터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 가능성과, 광고-콘텐츠 제작업 간 재무적 조화(안정성-수익성)는 특히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번 인수를 통해 SM이 편수 기준 스튜디오드래곤(25편)과 제이콘텐트리(13편)의 뒤를 잇는 드라마업계 3위 사업자가 됐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SM은 키이스트 자회사이자 일본 최대 한류플랫폼인 디지털어드벤쳐(DA)까지 품었다. 이는 고스란히 한류 경쟁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아영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연구원은 “연예인 자체가 콘텐츠가 될 수도 있지만, 이는 결국 드라마나 예능 등 작품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면서 “키이스트가 보유한 배우 라인업과 일본 내 플랫폼이 SM C&C나 FNC애드컬쳐의 드라마 제작역량과 결합하면 한류 시장서도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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