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2251억원으로 전년동기比 24%↓…"추가 인하 예고로 올해가 더 막막"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한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지=시사저널e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한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은행계 카드사들은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연간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수수료 인하 영향이 오롯이 반영된 4분기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문제는 정부가 올해 추가 수수료 인하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의 수익 감소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4분기 신한·국민·우리·하나 등 은행계 카드사 순이익은 22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4.2%나 급감한 수치다. 수수료 인하 가맹점이 확대되면서 실적하락이 현실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수수료율 0.8%가 적용되는 영세가맹점 기준을 ‘연간 매출액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1.3%를 적용받는 중소가맹점 기준을 ‘연간 매출액 2억∼3억원’에서 ‘3억∼5억원’으로 완화한 바 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하나카드의 4분기 순이익이 91억원에 그쳐 전년도와 비교해 44.2% 급감했다. 신한카드는 27.3%, 국민카드는 21.8% 줄었다.

연간 누적 실적 역시 좋지 않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전년보다 26.7% 상승한 91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여기엔 일회성 요인이 반영돼 있다. 지난해 1분기 신한금융은 신한카드를 포함해 그룹의 신용평가모델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대손충당금 약 2800억원이 환입됐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신한카드의 실제 당기순이익은 6338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11.5%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는 3171억원에서 2968억원으로 6.4% 감소했으며 우리카드는 1094억원에서 1012억원으로 7.5%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간 실적은 일회성 요인 등으로 어느정도 선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며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미 수수료 인하 가맹점이 확대되면서 4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올해도 수익성 악화가 예고되고 있다. 정부는 오는 7월 소액 결제가 많은 일반가맹점을 대상으로 수수료율을 평균 0.3%포인트 인하할 방침이다. 정부는 약 10만개 업체가 연평균 200만~300만원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에 이어 정치권도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영세·중소가맹점에서 1만원 이하 소액카드결제를 할 때 수수료를 면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최근 창당식을 가진 민주평화당도 지난 8일 ‘우대수수료율 0.8% 통일’을 골자로 하는 민생 1호 법안을 발의했다.

여기에 올해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인하된 점도 카드사들의 수익 악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드사들은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등으로 이자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번에 최고금리가 인하되면서, 카드사들의 이자 수익도 함께 감소할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서비스 강화 및 해외진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수익 향상에 힘을 쓰고 있다”며 “그러나 올해 역시 수수료 추가 인하가 예고돼 있는 만큼, 향후 수익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정부도 소상공인만 챙길 것이 아니라, 카드업계의 열악한 사정도 돌아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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