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롯데 청사진 전면 수정 불가피…“글로벌기업 도약에 치명타”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롯데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신동빈 회장이 2016년 3월 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부정한 묵시적인 청탁을 하고 K스포츠재단에 하남 체육시설 건립비용 명목으로 70억원을 제공한 혐의(제3자 뇌물공여)를 인정해 이같이 선고했다.

신 회장의 실형으로 글로벌 롯데를 꿈꾸는 신 회장의 계획은 전면적인 보류가 기정사실화 됐다. 일단 롯데가 추진하는 지주회사 체제 완성과 호텔롯데의 상장에는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졌다. 

 

한국 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 롯데홀딩스가 신 회장에 대한 해임을 결의할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지난해 ‘롯데는 일본기업’ 논란이 벌어진 이후 신 회장이 제시한 한‧일 통합경영도 물 건너 갔다는 분위기도 재계 내부에서 강하게 제기된다. 


롯데가 발표한 ‘뉴롯데’의 청사진도 다시 그려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향후 5년 간 인수‧합병(M&A)과 설비투자, 연구‧개발 등에 40조원의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새 정부의 고용정책에 발맞춰 매년 전년 대비 10% 이상 청년 고용을 늘리고 유통, 식품, 금융과 기타 계열사에 소속된 1만여명 비정규직 근로자도 3년에 걸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최순실 국정농단에 사태에 사실상 신 회장의 홍위병 역할을 했던 비서실, 대외협력단, 운영실, 개선실, 지원실, 인사실, 비전전략실 등 300여명으로 구성된 그룹 정책본부의 규모도 대폭 축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유고로 롯데의 ‘새 옷 입기’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작년 12월 경영비리 재판에서 실형을 면했을 때만 해도 롯데는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힘든 시기였지만 당시 신 회장의 집행유례로 다시 해보자는 분위기 내부에서 강하게 제기됐다”면서 “이번 실형은 글로벌기업을 꿈꾸는 롯데에게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에 대한 실형이 선고되자 롯데그룹은 말그대로 초상집 분위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실형에 대한)입장자료를 준비 중이다.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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