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임직원 반발 표출…구성원 넘어 부서 간 이해관계 조율 과제

“건설사의 매출이 1000억원, 5000억원, 1조원일 때 수립해야 할 경영방식은 천차만별입니다. 규모가 커지면 공사현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만큼 현장 관리자 배치 등에서도 종전과 다른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 호반건설은 자사의 국내 주택 현장은 물론 대우건설이 강점을 보이는 해외현장, 관리부서도 간접적으로나마 관리해야 합니다. 호반건설은 물론 자사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대우건설의 책임경영자가 대우건설 임직원과 접촉하면서 판이한 조직관으로 혼선이 빚어질 수 있습니다.”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건설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는 평가를 받는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지분 인수 절차가 윤곽을 보이고 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지분 40%를 매입한 뒤 나머지 10.75%는 3년 뒤 인수하는 방안이다. 호반건설이 보유 자산, 은행권 대출금으로 인수금액을 충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를 통해 호반건설그룹은 호반건설산업, 호반건설주택, 호반베르디움, 호반건설등의 건설 계열사와 더불어 대우건설과 동행하게 된다.

다만 인수와는 별개로 상이한 집단인 두 기업의 임직원 간 유기적 화합이 어려울 수 있단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우선 대우건설 임직원의 반발이 표면화되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 측은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지분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간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선 대우건설 임직원의 불만, 우려가 표출된다. 시공능력평가 3위인 대우건설이 13위 업체인 호반건설에 인수되는 상황을 임직원들 스스로가 납득하지 못한 결과다.

양사 임직원이 몸담고 있는 조직, 더 나아가 각 부서 간 유기적 화합도 주목할 지점이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올해 호반건설그룹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계열사 책임경영 체제’를 강조했다. 김 회장의 말대로 호반건설의 약점인 해외 플랜트 등을 담당하는 대우건설 주무 부서는 일정 부분 독립성, 자율성을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사, 재무 등의 관리부서가 일정 규모로 교통정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건설업계 차원의 분석이 제기된다. 이 경우 임직원 간 갈등을 넘어 조직 간 혼선을 관리하는 것이 호반건설이 당면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도 된다.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대우건설과 호반건설의 동행이 호반건설그룹을 어떤 곳까지 이끌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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