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빨라져도 통신 범위가 더 중요” vs “LTE 탑재가 유리”

이동통신사가 드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은 소방청과 협약을 맺고 산불 등 재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드론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고, LG유플러스는 드론 교육과 보험까지 패키지로 묶어 드론 사업 규모를 늘리고 있다. KT는 드론 교육장을 여는가 하면 국토교통부에게서 드론 야간 비행 승인을 받기도 했다.

특히 정부가 드론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이통 3사의 드론 사업은 더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드론 제조업체에서는 이통 3사의 이런 움직임을 보는 시각이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뛰어난 첨단 통신 기술을 활용하면 데이터를 주고받는 측면에서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기체 성능이 모든 것을 좌우할 뿐 통신은 별다른 힘을 주지 못한다고 보는 의견이 있다.

LG유플러스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8 드론쇼 코리아’에 통신사에서는 유일하게 참가했다. LG유플러스는 7개의 드론을 선보이고 스마트드론 종합 서비스 패키지를 공개했다. 지난 25일 박준동 LG유플러스 미래서비스사업부장은 “농업, 물류, 수질관리, 교량안전점검, 재난 등 다양한 드론 라인업을 준비했다”며 “오는 3, 4월 상용화에 돌입해 3년 안에 드론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전시장을 관람하면서 몇몇 부스를 상대로 이통사의 드론 사업 진출에 관한 생각을 물었다. 한 무인수상보트 제조사 관계자는 “우리는 통신 및 영상 전송을 위해 무선공유기(AP)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약이 많다. 그런 점에서 이통사는 AP 없이 LTE(4세대)를 기체에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AP를 설명하면서 50cm가 넘는 기다란 원통형을 가리켰다.

또 다른 업체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업체 관계자는 “최근 드론 트렌드를 보면 최대한 원거리로 나아가서 깨끗하게 통신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점에서 이통사의 진출은 경쟁력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무의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한 글로벌 드론 제조업체 관계자는 이통사가 드론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LTE는 드론 운영에 있어서 보조 수단이 될 수는 있지만 고도가 높아질수록 LTE 통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딜레이가 심해서 이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만약 5G(5세대)가 보편화되면 가능하냐고 되묻자 이 관계자는 “5G가 되더라도 속도만 더 빨라질 뿐 획기적인 변화는 이끌어 내지 못한다”며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통신이 미치는 범위, 즉 레인지다. 라디오로 비유하자면 AM 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디오의 경우 FM과 AM이 있는데 여기서 AM은 진폭변조방식으로 FM보다 전파가 멀리갈 수 있어 수신할 수 있는 반경이 넓다.

이 관계자는 이어 “드론이 비행하다가 기울어지면 기울임을 감지해 기체가 넘어지거나 오작동하는 걸 방지하는 기본 기체제어기술이나 하드웨어 등 기체 자체의 기술이 우선돼야 한다”며 “5G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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