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고공행진에 인간비 상승까지…유통업계 가격인상 안하고는 버티기 힘들 것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초 유래 없는 한파가 전국을 휩쓸면서 유통업계는 겨울용품 매출급증으로 훈풍이 불었지만 식재료 물가가 올라 식품업계는 가격인상에 대한 압박으로 우려가 가득하다. 여기에 최근 인상된 최저임금이 물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소비한파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월 2주간에 걸친 한파의 영향으로 겨울 방한용품과 의류를 중심으로 한 매출이 부쩍 증가했다. 통상 1월이 되면 겨울 용품 수요가 줄어드는데 올 역대급 한파로 방한용품과 계절가전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11번가에 따르면 최근 2주간(1월1일~14일) 방한용품의 매출은 전주(2017년12월18일~31일)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300%가 넘는 증가율을 나타냈다. 장갑(27%), 내의(95%), 귀마개(111%), 넥워머(26%), 패딩‧다운점퍼(18%) 등 패션잡화뿐만 아니라 난방텐트(49%), 핫팩(137%) 등 생활용품의 매출도 늘었다.

매년 수요가 점점 늘고 있는 계절가전 역시 호조세를 보였다. 전기매트와 전기장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씩 늘었고 전기방석의 경우 341%라는 경이적인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년 같은 추위였으면 올해와 같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1월까지는 추위가 지속될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선 재고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의 경우 방한의류와 모피 등 아우터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모피는 지난해 보다 70~80%로 늘었고 아웃도어는 20~30% 증가했다.

이처럼 온‧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겨울장사에서 훈풍을 맞았지만 일각에서는 ‘반짝’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채소 값 등 물가고공 행진이 심상치 않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비자가격 인상을 불가피해 내수가 다시 얼어붙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소비자원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생필품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월대비 감자(18.0%)·배추(14.5%)·호박(13.9%) 등의 신선식품의 가격이 급등했다. 가공식품의 경우 콜라(8.0%)와 과일주스가(7.4%)가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오징어(41.1%)·감자(24.1%)·김밥김(22.6%)·돼지고기(16.8%)·양파(15.9%) 등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재료 비용의 상승과 올해부터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유통업계는 내수 한파가 다시 몰려올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양시에서 치킨프랜차이즈를 가게를 운영 중인 박아무개씨는 “정부에서 소비자가격을 인상하지말라고 압박을 가하는데 식재료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인건비까지 올라 앞으로 가게 운영하는 게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은 비단 자영업자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소마진은 남겨야 장사가 되기 때문에 최저임금 상승이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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