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3.7% 성장 전망, 전년보다 0.1%P↑…미·중 무역마찰 등 위험요인도 산재

새해 세계 경제는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선진국의 경기회복세 지속, 중국경제의 안정적 성장 지속, 자원가격 회복에 따른 자원수출국 성장세 가속화 등으로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새해 세계 경제가 2011년 이후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낙관적인 예측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가 IB를 포함한 41개 기관의 새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3.7%로, 올해(3.6%)보다 소폭이나마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4.3%를 기록했던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일부 IB들은 새해 세계 경제가 7년 만에 4%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리전스 파이낸셜은 4.2%의 성장률을 예상했으며, 대표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스도 새해 성장률을 4%로 예측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세계 경제 성장률을 3.7%로 내다봤다. KIEP는 선진국의 경우, 미국은 2017년보다 약간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유로존과 일본은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KIEP는 미국의 경우, 전반적인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준의 금리인상과 보유자산 축소 등 통화정책 정상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에 미달한 상태에서 실질임금의 상승폭도 크지 않아 제한적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2017년과 비슷한 2.1% 성장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 2016년말부터 전반적으로 경제지표들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7년 들어 민간소비 증대와 더불어 달러 약세에 힘입어 기업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 새해 경제전망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은 향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유로 지역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유로화 약세에 따른 순수출 성장이 둔화되고, 제한적인 임금상승률로 민간소비 성장도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KIEP는 새해 성장률을 2017년보다 0.2% 포인트 낮은 1.8%로 전망했다.
2018년 세계 경제는 전체적으로 ‘훈풍’이 불 것으로 예측된다. / 사진=뉴스1
일본은 민간소비와 수출의 완만한 증가가 지속되는 반면, 2016년 추경예산 집행에 따른 공공투자 증가의 효과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경제성장률은 2017년보다 0.4% 포인트 하락한 0.9%로 전망된다.

중국 및 신흥국은 자원가격 및 선진국 경기회복의 수혜 속에 인프라 투자 등 공공지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금융 및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개혁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정부가 주도하는 내수 주도 성장모델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계 국유기업 퇴출, 기업부채 축소, 공급과잉 사업 구조조정 등을 포함하는 공급측 구조개혁의 성과에 따라 성장률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새해 경제 성장률은 6.7%로 예상된다.

인도는 은행부실자산비중 증가에 따른 투자 둔화에도 불구, 민간소비의 회복과 정부지출 증가, 상품서비스세(GST) 안착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힘입어 7.3% 성장이 전망된다.

LG경제연구원은 새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6%로 예측했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선진국 기업들의 양호한 수익흐름, 자산가격 상승세, 경기회복 기대감 등이 수요확대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경기상승흐름이 예상된다”며 “법인세 감세로 기업투자 여건이 개선되는 미국이 세계경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유로존, 일본의 경제 성장률도 올해보다는 낮지만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LG경제연구원은 새해는 후반 이후, 경제 성장속도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의 생산성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고용확대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임금 및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면서 주요 선진국이 긴축의 강도를 높이는 점도 소비, 투자 활력을 떨어뜨리고 자산가격의 상승속도를 낮추는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새해 세계 경제에 훈풍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리스크 요인들도 상당수 잠복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다. 미국의 무역제재 계획 발표로 고조된 미·중 갈등은 2017년 4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를 목표로 하는 ‘100일 계획’을 먼저 제안하면서 다소 완화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중국의 대규모 무역흑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자 8월들어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지적재산권 침해 실태를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려 양국의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된 상황이다.

향후 미국은 중국에 경제적 보상 및 북한문제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동참하기를 먼저 요구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결과가 가시화되지 않을 때마다 중국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시진핑 집권 2기 시작과 맞물려 중국이 미국 제재에 강경하게 대응할 경우 미국은 반덤핑 등 보복 관세의 적용뿐만 아니라 ‘슈퍼 301조’ 발동과 같이 강력한 수단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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