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여성 임원 영업 최전방에 배치…씨티·SC·농협·기업銀 여성임원 약진

최근 BNK금융지주에서 여성 임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금융권 유리천장이 깨질 수 있을지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 이미지=시사저널e
견고한 은행권 유리천장이 지방 은행권에서 깨지고 있다. BNK금융지주가 여성 임원을 발탁하면서 은행권 전체에 여성 임원의 약진을 예고했다. 이미 외국계 은행과 국책은행은 여성임원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어 시중은행으로까지 분위기가 확산될 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금융권 인사에서 여성 임원이 배출되고 있다. 지난 9월 김지완 회장 취임 후 대부분의 계열사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진 가운데 이번 정기 인사에서는 여성 임원들을 발탁해 눈길을 끈다.

김 회장은 앞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며 그룹 여성 책임자 300명 앞에서 "이번에 유리천장을 깨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김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반영해 국내 은행권에 불필요한 유리천장을 먼저 깨겠다는 약속이다.

이에 BNK부산은행 대연동지점 박경희 지점장이 1급 본부장 대우로, 경남은행 이정원 지점장은 동부영업본부장에 선임됐다. 여성임원을 영업 최전선에 배치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BNK부산은행에는 이미 권미희 부행장보가 준법감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권 부행장보는 부산은행 메트로자이지점장, 부산은행 제니스파크지점장, 부산은행 기장지점장을 거친 영업 베테랑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여성직원 모두가 열심히 하면 경영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능력있는 여성직원들에게 차별 없이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 여성임원의 약진은 외국계 은행과 국책은행에서 두드러진다. 한국씨티은행에는 김정원 부행장이 재무기획그룹장을, 유명순 수석부행장이 기업금융그룹장을 담당하고 있다.

김 부행장은 신한 맥쿼리 금융자문 비즈니스 매니저에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CAO로 옮긴 후 씨티은행 재무기획부 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씨티은행 핵심 임원으로 성장했다. 유 수석부행장은 씨티은행 다국적기업부 본부장,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 등을 거치는 등 기업금융 전문가다.

이 외에도 황해순 상무가 씨티은행 준법감시인으로 활동한다. 그는 SC은행외환·회계·내부감사, 칼리온 은행 서울지점 준법감시인, HSBC 은행 서울지점 준법감시인을 거쳐 씨티은행에 왔다.

SC제일은행에는 박현주 부행장보가 커머셜기업금융총괄본부장으로 활동한다. 그는 씨티은행을 거쳐, HSBC은행 이사, SC제일은행 트랜젝션뱅킹부 전무를 역임했다.

국책은행에도 여성임원이 포진돼 있다. 2013년 기업은행은 권선주 행장이 첫 여성 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은행권에 여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김도진 행장이 취임한 후 최현숙 부행장에게 카드사업그룹과 신탁사업그룹을 맡겼다.

NH농협금융지주도 지난 6일 장미경 현 농협은행 국제업무부장을 부행장보로 선임했다. 장 부행장보는 WM지원팀, 양재하나로지점장, 상품개발부장, 국제업무부장을 역임한 은행 핵심 인재로 평가받는다.

지방은행과 외국계 은행, 국책은행에서 여성임원들이 약진하고 있지만 국내 시중은행에는 여전히 여성임원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은행에서 현직 여성임원은 박정림 KB국민은행부행장이 유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취업자 중 여성 인력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상황이지만 여성 임원 비율은 2%대에 머물고 있다"며 "은행권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여성은 찾기 힘들다. 여성 인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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