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출산·육아 기여 공로…병원 “산부인과는 앞선 진료”·복지부 “병협 추천 후 심사 거쳐”·병협 “회원병원 추천은 관행”

 

지난 10월 제12회 임산부의 날 기념식에서 이대목동병원이 복지부로부터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정혜원 이대목동병원장(왼쪽 네 번째), 권덕철 복지부 차관(왼쪽 다섯 번째). / 사진=이대목동병원 블로그 캡처

지난 16일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미숙아 4명의 사망사고 발생으로 논란이 중심에 선 이대목동병원. 사건 초기 병원 측 미숙한 대응은 물론, 의료진이 정확한 사망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면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19일 보건당국이 사망한 신생아 3명의 혈액에서 항생제 내성 의심균을 확인함에 따라 의료과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실 이 병원이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에는 영아에게 투여하던 수액 가운데 날벌레가 발견됐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결핵 확진을 받았고, 질병관리본부 등의 역학조사 결과 해당 간호사로 인해 영아 2명과 직원 5명이 잠복결핵 감염 판정을 받기도 했다. 2014년 4월에는 좌우가 바뀐 엑스레이 필름으로 축농증 환자 수백명을 진료해 구설에 올랐다.

 

이대목동병원은 불과 두 달 전 임산부의 날에 건강 출산과 육아에 앞장섰다는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병원의 어떤 점을 보고 이 상이 수여됐는지 얼핏 봐서는 이해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10일 제12회 임산부의 날을 맞아 KBS아트홀에서 임산부와 가족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와 축하공연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대통령 표창 단체 부문은 이대목동병원이, 개인 부문은 제일의료재단 제일병원 김문영 교수가 각각 수상했다.   

 

당시 복지부가 밝힌 이대목동병원 공적사항에 따르면, 이 병원은 지난 2002년부터 모자센터와 출산준비교실 운영으로 모유수유를 권장했고 분만 산모의 모유수유율은 95%로 나타났다. 또 국내 최초 이른둥이 가족지원 프로그램인 ‘이화도담도담지원센터’를 지난 2013년 개소해 130여명을 지원했고, 건강한 임신‧출산과 모성건강 향상을 위해 2016년부터 ‘태아치료센터’와 ‘조산예방치료센터’도 설치‧운영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같은 표면적인 공적사항 만으로 이대목동병원이 ​대통령 표창을 받은 사실에 대해 여론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올 10월 대통령 표창을 받았음에도 지난해 정유라 사태 여파인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는 잘못된 내용까지도 인터넷에 돌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 측은 이번 사태와 대통령 표창 수상은 별개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다.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대한병원협회 추천을 받아 심사를 거쳐 결정된 사항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12회 임산부의 날 기념식에서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들이 기념촬영를 하고 있다. 정혜원 이대목동병원장(왼쪽)과 김영주 산부인과장. / 사진=이대목동병원 블로그.

이대목동병원 홍보실 관계자는 “이대병원 산부인과는 동대문 시절부터 앞선 진료분야의 하나로 꼽혀왔다”며 “이번 사망 사태와 연결시켜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산부인과와 (이번 사건이 발생한) 신생아중환자실은 별개”라며 “이대병원이 여성병원으로 특화돼 운영된 점이 인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표창을 결정한 복지부는 책임을 병협에 떠넘겼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협 등 유관단체에 공문을 보내 추천 받은 단체를 공적심사위원회가 심사해 대통령 표창 수상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적심사위원회 위원은 총 6명이며, 위원장은 권덕철 복지부 차관이다. 권 차관은 10월 임산부의 날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도 했다.       

 

병협 관계자는 “병협이 이대목동병원을 복지부에 추천한 것은 맞다”면서도 “평가단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협회가 회원 병원을 추천하는 것은 관행이면서 한계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18일 대통령 표창 현수막을 병원에서 철거했다. 하지만 병원 공식 블로그에는 19일 오후 1시 현재 병원소식의 공지로 대통령 표창 수상 내용이 적시돼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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